'반도체동맹' 네덜란드 순방, 이재용도 '주목'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 본사 방문
'슈퍼을' 불리는 ASML…차량용 반도체 NXP 인수설도 재거론
이재용·최태원, ASML고위 경영진과 활발한 교류
2023-12-11 14:48:01 2023-12-11 15:07:5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습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을 이끄는 두 총수가 글로벌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를 찾아 양국의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총수들의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11일부터 3박5일 동안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하는 데 따른 동행입니다. 네덜란드 순방에서 가장 역점이 되는건 반도체 협력인데요.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제조 장비 기업들을 대거 보유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갖춘 국가입니다. 이에 따라 재계의 최대 관심사는 공식 일정 첫날인 12일(현지시간) 예정된 ASML 방문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과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ASML은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슈퍼을'로 평가받는데요. EUV의 한 대 가격은 3000억원이 넘습니다.
 
ASML 연간 생산 물량은 40여대 정도에 불과해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인텔,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장비확보를 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ASML과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같은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해 관련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네덜란드 방문에서 외국 정상 중 최초로 ASML의 클린룸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ASML 방문에는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을 비롯해 이회장과 최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행합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AFP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 관계의 중심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는 ASML을 비롯해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 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 주자인 NXP 등을 보유한 반도체 강국으로 꼽힙니다.
 
이 가운데  NXP는 한때 삼성전자가 인수를 검토하다가 막판 가격 협상이 결렬돼 인수를 접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NXP는 2004년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문이 분사해 세운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업체입니다. NXP는 독일의 인피니온에 이은 차량용 반도체 2위의 공급 업체로도 평가받는데요.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도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인포테인먼트,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등의 기술 역량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는 등 신사업 발굴을 추진하는 만큼 재계에선 M&A(인수합병) 대상으로 재거론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아울러 이번 이 회장의 네덜란드 방문과 맞물려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에 투자를 확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회장과 최 회장 역시 ASML 고위 경영진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2020년 10월과 2022년 6월 출장 당시 ASML 본사를 찾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방한 당시에도 피터 베닝크 CEO와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이자리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과 중장기 사업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회장도 당시 뤼터 총리, 베닝크 CEO와 접견해 EUV 장비 협력과 국가 간 공급망 공조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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