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조직개편, 해외·쇄신에 방점
내년도 쉽지 않아…건설사, 조직 체계 재편
중대재해·줄도산 우려 맞서 책임경영 의지도
2023-12-07 16:18:19 2023-12-07 16:22:2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건설사들이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내년 경영 계획 수립에 나섰습니다. 이번 조직개편은 글로벌과 쇄신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내년 부동산 경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도규 호주지점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미래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과 추진력을 가진 인재를 중용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입니다.
 
서울 시내 도심 모습(사진= 백아란 기자)
 
이번 인사는 해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올해 삼성물산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에는 국내 1위인 해외 수주 실적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섭니다. 중동지원팀장, 글로벌조달실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통으로 꼽히는 오세철 사장은 유임됐습니다.
 
대우건설 또한 해외사업에 힘을 줬습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확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해외사업단장 직급을 기존 상무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하고 전략기획본부 산하의 해외사업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편제로 조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은 공공지원단을 신설해 공공분야와 대외업무를 일원화하고 ‘현장 중심 경영’이라는 기조 이래 관리지원조직은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현장 지원을 위해선 현장관리책임자(PFM) 조직을 사업본부로 소속으로 재편하고, 안전 조직은 지역안전팀 중심의 현장에 전진 배치합니다.
 
건설현장 안전사고와 부실에 대한 우려에 맞서 조직쇄신을 꾀하기도 합니다. 앞서 GS건설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며 오너 4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등 최근 각종 이슈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환으로 분석됩니다. 안전을 위해선 '건축구조팀'을 신설했으며 기존 6개 부문, 9개 본부 체제로 분리돼 있던 사업조직과 수행조직은 10개 본부로 재편해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할 방침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중대재해 문제로 도마에 올랐던 DL이앤씨도 인사에 변화를 줬습니다. DL이앤씨는 지난 9월 비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6년 차 이상 임원 등을 포함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후 공석이던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는 곽수윤 DL건설 대표를 앉혔습니다. 곽 대표는 고려개발(현 DL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졸업을 진두지휘한 만큼 주택사업 부문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야할 과제가 떨어졌습니다.
 
특히 DL이앤씨는 작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같은 해 3월과 4월, 8월, 10월에 이어 올해 7월, 8월까지 총 7곳의 건설현장에서 8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으며 '사망자 최다 발생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까닭에 중대재해를 방어하고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 해소해야 할 필요성도 존재합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줄도산 공포가 커지며 책임 경영을 꾀하기도 합니다. 금호건설은 박삼구 전 회장의 장남인 오너 3세 박세창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태영건설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아흔의 나이에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해 위기를 타개할 전망입니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는 장동현 SK대표이사 부회장을 각자 대표로 새롭게 선임해 박경일 사장과 투톱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성장성을 높이고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내부 조직은 기존 6BU(Business Unit) 4센터 체제에서 3BU 3센터 체제로 바뀝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해 환경·에너지 사업을 고도화하고 성과 가시화에 집중하는 등 내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사업만으로 수익성을 내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글로벌이나 신사업에서 성장성을 찾는 것 같다”면서 “아직 모든 인사가 다 나온게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대표는 유임하되 임원 변동은 큰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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