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서든데스, '세대교체' 예고
SK그룹 4인방 교체할 듯…50대 인물로 채워 인적쇄신 박차
사촌 최창원 부회장 수펙스 의장 유력
2023-12-04 14:00:40 2023-12-04 14:36:0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연말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힐 전망입니다. 앞서 최 회장은 7년 만에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언급하며 고강도 인적 쇄신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께 인사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부회장단 교체가 유력해졌습니다. 부회장단의 퇴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조 의장을 비롯해 4명이 동반 퇴진할지 일부 교체만 이뤄질지는 미지수인데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일괄이든 일부든 부회장 4인방의 교체가 현실화 할 경우, '최태원의 남자들'인 60대 올드보이들이 물러나고 세대교체가 본격화할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입니다.
 
그룹 2인자로 불리는 조 의장은 2016년 말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돼 4연임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1960년생인 조 의장은 최 회장과 동갑내기로,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습니다.
 
1963년생인 장 부회장은 그룹 내 재무통이자 전략기획통으로 꼽힙니다. SK텔레콤을 이통사를 넘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후 SK그룹 투자 지주회사인 SK(주)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1961년생인 김준 부회장은 유공 출신의 전략통 전문가로, 그룹의 대표적인 에너지 전문가이자 전략가로 꼽힙니다. SK이노베이션을 기존 정유 사업에서 화학·배터리 등으로 체질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1963년생인 박정호 부회장은 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 과정에 모두 참여해온 전략통인데요. 최 회장을 보좌해 하이닉스를 인수를 추진했던 인물입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부터)(사진=연합뉴스)
 
4인방은 2017년 '최태원의 남자들'로 SK그룹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들 모두 60대 올드보이로 분류됩니다. 이들이 퇴진하면 공백은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등이 메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조 의장 후임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수락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셋째아들입니다. SK는 최종건 창업주 타계 후 동생 최종현 회장이 그룹을 운영했고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습니다. 
 
최창원 부회장이 협의체 의장으로 선임되면 SK그룹의 형제경영이 사촌경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최창원 부회장에 대한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SK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꺼내들었던  '서든 데스'를 7년 만에 재차 강조한 바 있습니다.
 
SK그룹은 2016년 인사 당시에도 사장단 대다수를 50대로 교체한 이력이 있습니다. SK㈜사장이었던 조 의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김준 에너지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이 각각 SK이노베이션 사장과 SK텔레콤 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시 60대였던 김창근 전 수펙스 의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영태 전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 수뇌부가 2선 퇴진한 바 있습니다.
 
재계에선 최 회장이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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