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돋보기)한강 품은 '구리 토평'…겹호재에 시장 뛴다
신규택지·별내선 연장 예정…다리만 건너면 강동·강남 생활권
대장 신명아파트, 10억에 거래…‘토지거래허가구역’ 감안해야
2023-11-27 06:00:00 2023-11-27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토교통부가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 확충을 위해 구리토평·오산세교·용인이동·청주분평·제주화북 등 전국 5개 지구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선정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구리토평2지구입니다. 한강변이면서 서울 동부권과 맞닿아 있어 서울·수도권 주민의 주택 수요가 높은 까닭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신규 택지 지정과 함께 내년 6월 개통을 앞둔 별내선 연장을 비롯한 광역교통 개선, 서울 편입 추진까지 겹호재가 이어지면서 인프라 확대와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입니다. 현재 정부는 1만8500가구 주거단지를 한강 주변으로 배치해 ‘한강조망이 특화한 고품격 주거·신사업·레저가 어우러진 도시’로 개발한다는 방침입니다. 
 
구리 토평2지구 일대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최근 찾은 구리 토평 신규 택지 부지는 비닐하우스가 들어서 있는 농경지와 창고 용도로 보이는 낮은 건물들만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신규 택지 발표 이후 아파트와 토지에 대한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장자대로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소장은 “신규 택지 발표뿐만 아니라 서울 편입 추진 소식까지 나오면서 땅은 이미 구할 수도 없다”라며 “매수 문의는 많아도 팔려는 사람들이 다시 안내놓고 있어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구리 토평에서 2지구는 서울로 치면 강남과 같다”라며 “장자초등학교·중학교로 배정되는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데, 내년에 지하철(별내선)까지 개통하면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해당 지역 대장 아파트인 신명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올해 4월 10억원(18층)에 손바뀜이 이뤄졌습니다. 이는 직전 거래(11억3000만원·작년 8월)에 견줘 12%(1억3000만원) 가량 빠진 수준이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고려하면 가격 방어력은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명아파트는 2001년 준공한 434가구 단지로 크지 않지만, 경기도에서 선호도가 높은 장자초등학교·중학교가 붙어있는데다 신규 택지 부지가 있는 장자호수공원까지 도보로 5분 거리라는 점, 내년 7월 개통 예정인 장자호수공원역과 인접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호가는 10억원에서 13억5000만원 수준입니다.
 
한강을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강동구 대장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같은 평수 매물이 이달 16억2250억원(8층)에 거래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규 택지에 들어설 아파트는 키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구리 토평일대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신규 택지와 가까운 금호베스트빌1 단지는 지난 9월 전용 59㎡가 7억3800만원에 매매됐으며, 신설 역에 인접한 한양우성아파트 84㎡는 지난달 7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구리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갈매·수택동 대단지 위주로 0.33% 상승했습니다.
 
구리는 그동안 수도권 여타 지역에 견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지난 15일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 이후에는 경기도(0.19%), 서울(0.17%) 매매가격지수 상승률과 비교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 또한 택지개발과 교통망이 개선되는 만큼 구축 아파트도 수억원씩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구리 상록 아파트에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60대 김 모씨는 “새 아파트가 들어오면 식당 같은 상가나 교통도 더 좋아지지 않겠냐”라고 내다봤습니다.
 
과거 구리월드디자인시티사업(GWDC)이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사실상 '무산'되는 등 부침이 있었지만, 정부가 내후년까지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친다면 2027년 상반기 최초 사전청약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선교통, 후입주’ 실현을 위해 신규택지 발표 직후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수립, 지구지정 후 1년 내에 확정할 계획입니다. 광역교통은 상봉역(7호선, GTX-B)·망우역(경의중앙선)·장자호수공원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고, 강변북로~세종포천고속도로의 남구리IC 접속시설 개선으로 광역도로 연계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구리에서 바라본 서울.(사진=백아란기자)
 
여기에 올해 연말에는 고덕·구리대교 완공도 앞두고 있어 한강이남인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과 더욱 가까워질 전망입니다. 서울 잠실, 강동 지역에 직장을 뒀다면 실거주 고민해 볼만한 것입니다.
 
다만 구리의 경우 덕현아파트(1077가구)를 제외하면 1000가구를 넘는 대형 단지가 적고 준공 1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가 많았는데, 지하주차장과 연결이 안 되고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없는 곳이 많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현재 입주를 앞둔 곳은 힐스테이트 구리역(2024년 5월 예정)과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2026년 3월 예정) 2곳에 불과한 상태입니다. 
 
아울러 구리시 교문동, 수택동, 아천동, 토평동 일대는 2028년 11월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점도 고려해야 할 요인입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구리토평2지구는 100만명 이하 규모이나, 한강수변 위치에 주변 노후화된 교문·인창·수택지구가 위치해 이들 주거지의 신규택지 수요이전이 기대되는 곳”이라며 “고덕·구리대교 완공을 앞두고 있어 한강이남인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과 더욱 가까워질 예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종전 다산신도시, 왕숙신도시보다 서울·강동 접근성이 더 높은 위치”라면서도 “(신규택지 지역의) 자족기능이 안착하기 위해선 반도체 클러스터, 유니콘팩토리 같은 민간 기업들의 입주의향과 부응이 사전에 조율 전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택지 성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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