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인사시즌…4대 그룹 관전포인트
삼성,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SK, 수펙스 부회장단 교체 여부 관심
LG, 구광모 6년차 안정적 인사 전망…현대차, 실적 호조에 보상 규모에 방점
2023-11-06 14:12:57 2023-11-06 14:27:0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다가오는 재계 인사 시즌에 이목이 집중됩니다. 4대 그룹은 연말 인사의 근간이 될 내부 평가와 내년도 경영 전략 구상 등에 돌입했는데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이어진 경기 불황 속 기업들의 침체 기류도 길어지면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삼성, 투톱체제 3년 차 지속될지 관심...이재용 회장 취임 1년차 인사 주목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예년대로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반도체와 가전 분야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해당 부문을 중심으로 조직 쇄신 차원에서 고강도 인사 단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특히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투톱' 체제가 유지될지 관심을 모읍니다. 쌍두마차 체제가 구축된 지 2년이 지난 만큼, 해당 체제가 3년 차에도 지속될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회장의 취임 1주년이 지난 시점에 단행한다는 점에서도 상징적 의미가 담겼습니다. 재계 안팎에선 이러한 상황을 미뤄보면 조직 재정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 부회장의 경우 디바이스경험(DX)과 생활가전(DA)사업부장 자리를 겸직하는데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신상필벌 기조를 고수하는 조직인 만큼 어떤 임원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임원 임기가 꽤 많이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문책성 인사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습니다. 한 부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 경 사장과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은 2025년 3월 까지가 임기입니다.
 
앞서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후임 인선 없이 한 부회장이 겸직한 상황에서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새로 선임될 경우 보직 변화가 이뤄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SK그룹, 최태원 '서든 데스'…수펙스추구협의회 부회장단 인사 주목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언급한 만큼 인사를 통한 강도 높은 혁신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앞으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서든 데스할 수 있다"면서 인적 쇄신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이 서든 데스라는 단어를 꺼내든 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 이후 7년 만인데요. SK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올해 실적이 저조했단 점에서 최 회장이 인적 쇄신을 통해 그룹에 충격파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SK그룹 인사는 오는 28일 엑스포 개최지 발표 후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SK그룹의 인사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의 거취에 쏠리는데요.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로, 조 의장은 2017년 선임 이후 2년 임기의 의장 자리를 4연임 중입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등 부회장급 인사에도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기존 부회장들이 자리를 지킬지, 새로운 승진자가 나올지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7개 위원회 중 5개의 위원회의 수장이 바뀐 바 있습니다.
 
SK그룹의 계열사 중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가 특히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계열사 인사에 메스를 댈지도 주목됩니다. 최 회장은 최근 CEO세미나에서 주요 계열사 CEO에게 수익성 개선 방안과 통찰력 있는 미래 투자를 강도 높게 지시했는데요.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는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제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SK그룹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에도 1조8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불황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룹에서 배터리를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LG그룹 구광모 6년차 안정 인사에 방점...현대차 신사업 관련 인사 가능성 
 
LG그룹의 경우 LG전자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낸 상황이어서 현 체제를 유지하는 안정적 인사에 무게가 실립니다. 인사 단행 시점은 11월 말로 전망되는데요. 구광모 LG회장은 지난달 23일부터 한달 간 계열사별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받고 있습니다.
 
재계에선 취임 6년 차에 접어든 구 회장이 내부 인사를 통해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큰데요.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조직 변화를 꾀하고, 실적 호조를 보인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주력 계열사에는 보상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을 모으는데요. LG그룹의 '믿을맨'으로 불리는 권 부회장의 경우 포스코 회장 부임설에 "말도 안 된다"면서 "(대표이사) 연임은 제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주주들이 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견고한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전기차 등 신사업에 주력하는 인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관련 분야 인사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얘깁니다.
 
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중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대차·기아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관련 보상 규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대다수가 갑작스러운 변화를 추구하기 보단 안정적인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실적 악화가 단순히 임원의 판단 미스나 능력 부족 때문인지, 업황 부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영업 손실인지 등을 꼼꼼히 따지는 인사로 모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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