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국채 나도 살 수 있다
외화채권 소액 직투 가능…만기 1년 미국채 수익률 5.1%
UBS “내년 상반기 미국채10년 3.5%로 하락”
2023-10-30 02:00:00 2023-10-30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채 금리가 들썩이며 전 세계 금융시장을 긴장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내년에는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기대보다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압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채를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국내 국고채나 은행권 예·적금보다 높은 매력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도 미국채를 매매할 수 있습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미국채 10년만기 수익률이 4.851%로 마감, 하루 전 4.949%에서 소폭 하락했습니다. 5.084%로 5%를 다시 넘어서며 5.084%를 기록했던 30년물도 이날은 4.997%로 내려앉았습니다. 장기물은 모두 5% 수익률 부근에서 공방 중이어서 언제 다시 5%를 넘어선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채 10년물은 23일에 장중 5.021%로 5% 선을 돌파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습니다. 
 
미국채 1년만기 등 단기물은 여전히 5%대 중반에 머무르며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의 지표로 여겨지는 미국채 10년물이 5%를 넘는 것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다른 나라의 금리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기업과 가계의 비용을 키우죠. 결국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주식, 부동산 투자자들도 미국의 국채금리 등락을 지켜보며 마음 졸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쿠폰 낮아도 채권가격 하락해 수익률↑
 
하지만 미국채를 금리자산으로 접근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국고채 및 은행권 예금 금리는 기껏해야 4%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가 5% 이자를 주기 때문이죠. 현재 금리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어 불안해 보이겠지만 채권은 매수 후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처음 약속한 이자와 채권 매수가격에 따른 차익도 챙길 수 있습니다. 
 
미국채에 투자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국내에 상장된 미국채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장되어 있는 미국채 관련 ETF는 모두 10년 또는 30년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입니다. 단기물이 없죠. 이왕이면 10년, 30년만기 장기채권보다는 현재 금리가 더 높은 1년만기 등 단기채권이 투자기간도 짧아 눈에 더 들어올 텐데요. 
 
그 대안으로 미국채 중 만기가 1년여 남은 장기물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개별적으로 몇 가지 외화채권 실물을 중개 거래하고 있습니다. HTS나 MTS로도 매매가 가능합니다. 이중에 미국채가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외화채권 거래 가능 목록에도 미국채 단기물은 없습니다. 대신 잔존만기가 1년 정도 남은 장기채권의 수익률이 5%를 넘기 때문에 이를 매수해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수 시점의 기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중개하는 외화채권 중에 ‘T 0.75 11/15/24’가 있는데요. 채권명에 기본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2024년 11월15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이표채(USD)로, 쿠폰금리(발행금리)가 0.75%라는 뜻입니다. 채권금리가 매우 낮은 반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채권 매매차익을 포함하면 5%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7일 현재 이 채권의 시장가격은 95.96달러입니다. 발행가격 100달러보다 하락했습니다. 즉 이 채권을 95.96달러에 매수해 내년 11월15일까지 약 1년여간 보유하면 채권 원금 100달러와 연 0.75%의 이자를 받을 겁니다. 
 
이를 종합한 채권 매매금리는 5.1159%. 세전투자수익률은 5.1428%입니다. 현재 국고채와 예금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입니다. 
 
발행금리가 0.75%에 불과해 세금이 적게 부과된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자소득세(15.4%)는 쿠폰(채권이자)에 대해 부과되기 때문에 0.75%에 해당하는 이자에서만 원천징수됩니다. 100달러 채권을 95.96달러에 매수해서 생기는 4달러 이상의 매매차익은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세후수익은 연 5.1% 금리로 발행한 채권보다 더 많겠죠. 
 
잔존만기가 1년 정도 남은 채권인데 투자기간이 너무 길다거나 반대로 짧다고 생각한다면 투자 가능 목록에서 원하는 기간에 가까운 채권을 골라 투자하면 됩니다. 다만 만기가 그보다 긴 미국채는 기대수익률이 4%대로 떨어집니다. 금리가 결국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미래에셋증권 HTS 갈무리)
 
5%에서 제동…“내년 3.5%”
 
미국채는 최소 100달러부터 소액투자가 가능합니다. 거래할 수 있는 채권종류와 가격은 증권사들이 제각각 적용하고 있어 시세는 미세하게 차이 날 수 있는데 대동소이한 편입니다. 증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0.05% 이하로,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가격에 녹아 있습니다. 
 
미국채 직접 투자를 할 때 특별히 유의할 점은 환율입니다. 원달러환율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채권을 매수한 시점보다 매도 또는 만기 시점에 환율이 하락한다면 환차손이 발생할 테니까요. 원달러환율이 1350원일 때 채권을 매수했다가 만기 때 환율이 1300원이라면 채권으로 5%의 이익을 얻더라도 그중 상당액이 환차손으로 훼손될 겁니다.
 
따라서 1년 후에도 환율이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합니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투자하겠다면, 원달러환율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달러선물인버스 ETF 등 별도의 헤지수단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만큼 전체 이익률은 줄어들 테니 차라리 다른 투자처를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현재 미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의 금리 전망치 상단도 소폭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영향으로 경기전망이 악화돼 금리가 계속 오를 거라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5% 근방에서 번번이 제동이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지난 16일 UBS는 지난 몇 달간 채권가격이 폭락했지만 주식보다 채권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는 미국이 긴축을 끝내고 내년 말부터 완화하기 시작하면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이 내년 상반기 3.5%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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