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불던 광명 분양시장 '느낌 쎄하네'
트리우스광명 1순위 미달…남은 '국평' 많지 않아
광명 분양흥행 기류 변화…철산자이브리에르 분양결과 주목
2023-10-25 02:00:00 2023-10-25 09:37:01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올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주도한 광명시 분양시장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연이은 대규모 공급에도 준수한 분양 성적을 냈으나 훈풍 가운데 불현듯 서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지난 17일 경기도 광명뉴타운에서 트리우스광명 아파트가 일반분양에 나선 결과 전용면적 84㎡형에서 당해 1순위 미달을 기록했습니다. 기타지역과 2순위를 포함한 경쟁률은 미달이 아니지만 이전까지와는 다른 결과여서 현지 주민들과 중개업소들은 조금 긴장하는 눈치입니다. 
 
이번 분양경쟁률이 의외였던 것은 분양가와 평형, 광명지역 내 트리우스광명의 분양 순서 때문입니다.
 
12억 완판 단지 옆인데 미달
 
트리우스광명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대 광명뉴타운 2구역을 재개발한 3344세대 대단지로 이중 740세대 일반분양을 진행, 17일에 1순위 청약을 받았습니다. 평형은 전용면적 36㎡, 59㎡, 84㎡, 102㎡형으로 소형과 중대형이 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서울시 개봉동과 경계선 노릇을 하는 목감천을 끼고 있으며 7호선 광명사거리역까지는 걸어서 10~15분가량 걸립니다. 버스를 이용하면 1호선 개봉역도 가깝습니다. 
 
광명2구역을 재개발한 트리우스광명. 내년 12월 입주 예정 후분양 단지로 공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다.
 
현지에서는 분양 평형 중에서도 84㎡형에 쏠린 관심이 컸습니다. 올해 광명시 일대에서 몇 개 단지가 일반분양을 진행했지만 ‘국민평형’으로 통하는 84㎡형 공급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트리우스광명 바로 옆의 역세권 단지인 광명4구역 광명센트럴아이파크가 지난 8월1일 분양을 진행했는데요. 이 단지는 국평 분양가가 12억원을 넘어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완판을 기록해 분양시장의 놀라움을 샀습니다. 해당 평형의 공급세대수가 많지 않았던 것이 완판의 비결이었다는 후문이었습니다. 
 
‘국평 12억’을 지켜본 전용 84㎡형 청약 대기자들로서는 역과는 거리가 조금 더 멀어도 분양가가 10억1840만원부터 최고가 11억8600만원으로 광명센트럴아이파크보다 낮고 일반 공급 물량도 226세대로 비교적 많은 트리우스광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내년 12월에 입주할 예정인 후분양단지라는 점은 부담이긴 합니다. 분양 계약금만 마련하고 2~3년간 중도금대출 지원을 받으며 준비할 수 있는 일반 선분양 단지와는 달리 시간이 부족해 빨리 목돈을 마련해야 할 테니까요. 그러나 먼저 분양했던 광명뉴타운 내 다른 구역에서 나오는 입주권 시세를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닙니다. 
 
게다가 광명시에서 다음 차례로 분양시장에 나올 철산 10·11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철산자이브리에르는 84㎡형을 모두 조합원들이 가져가 일반분양 공급평형은 59㎡형밖에 없습니다. 광명5구역 광명자이힐스뷰의 경우에도 청약자들에게 돌아올 84㎡형은 소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명동 일대 재개발 단지들과 철산동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광명자이힐스뷰 분양을 끝으로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갑니다. 광명11구역과 12구역 등 광명뉴타운 내에서 4구역과 함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곳들은 아직 이주가 마무리되지 않아 분양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재건축 후 광명시 전체의 대장아파트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되는 철산주공 12단지와 13단지는 이제 재건축 추진위 단계여서 족히 10년은 필요한 상태입니다. 
 
당분간 분양시장에 나올 국평은 트리우스광명 외에 거의 없는 셈인데 가장 인기 많을 평형이 1순위 미달을 기록한 것입니다. ‘줍줍’까지 가면 완판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광명이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의 부활과 흥행을 이끈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를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철산자이브리에르 입지환경. 단지 왼쪽에 트리우스광명(광명2R)이 위치해 있다. (출처=철산자이브리에르 홈페이지)
 
철산자이브리에르에 쏠린 눈
 
그래서 광명 주민들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는 31일 당해 1순위 청약을 받는 철산자이브리에르의 분양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철산자이브리에르는 7호선 철산역까지 걸어 다니기엔 조금 먼 거리라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또한 전용 59㎡형만 일반 분양으로 풀렸습니다.
 
그럼에도 재개발보다 경쟁력 있는 재건축 단지인데다 광명시에선 입지 경쟁력이 높은 철산동의 안양천을 낀 단지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초중고교를 모두 안고 있고 무엇보다 광명에서 우수한 입지로 여겨지는 철산동에서 10년 동안 다시 없을 분양이라는 인식도 강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많습니다. 지난주 20일에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도 많은 방문객이 다녀갔습니다. 소형 평형임에도 판상형이 4베이로 설계돼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광명 외에 다른 지역의 분양도 청약경쟁률이 하락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 이로 인한 금리 상승 등은 부동산 시장에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매크로 변수가 실수요자인 분양시장 청약 대기자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이번 철산자이브리에르 일반분양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철산10·11단지를 재건축 분양하는 철산자이브리에르 공사 현장. 한창 기초공사를 진행 중인 크레인이 보인다. 멀리 우뚝 솟은 건물이 광명2구역 트리우스광명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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