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국감장 단골손님'
(2023 국감)마창민 대표, 환노위 증인 채택
'실질적 오너' 이해욱 회장 소환 필요성도 대두
2023-10-12 16:43:38 2023-10-12 17:28:5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10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나온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의 발언입니다. 당시 중대재해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참석한 마 대표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다"면서 "추가 예산 증액, 관리 인원 파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사진=DL이앤씨)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현재, 마 대표의 약속은 공염불에 그친 모습입니다. DL이앤씨의 경우 작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같은해 3월과 4월, 8월, 10월에 이어 올해 7월, 8월까지 총 7곳의 건설현장에서 8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으며 '사망자 최다 발생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어섭니다.
 
더욱이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부터 4주간 DL이앤씨의 전국 79개 시공현장에 대한 감독을 실시한 결과 61개 현장에서 209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관리감독과 조직개편 등에도 사고를 근절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12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마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이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 참석한 마 대표의 발언을 꼬집으며 "지난해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올해도 관리를 소홀히 해서 사망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는 기본을 지키지 못해서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창호 교체작업 중 추락한 부산 연제구 사고를 거론하며 "KCC와 DL이앤씨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매뉴얼을 갖고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더라도 사고를 줄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양측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21년 건설사업 부문 분할로 홀로서기에 나선 DL이앤씨의 지휘봉을 잡으며 건설업계에 발을 디딘 마 대표는 취임 첫해 목표했던 영업이익(8300억원)을 15% 초과 달성하면서 입지를 다졌지만 잇단 수익성 하락과 재해, 이해욱 DL그룹 회장도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 등으로 그룹 이미지가 하락하는 등 악재에 휩싸인 상황입니다.
 
마창민 대표가 증언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마 대표는 올해 역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는 'DL이앤씨가 지난해 국감에서와 같이 똑같은 사건을 반복하고 있다'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사고를 막는 책임을 갖고 있는 원청사로 현장의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린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매뉴얼을 지켜야 한다는 이주환 의원의 평가엔 "이번 사고로 상처를 받은 유가족과 국민께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면서 "다시는 이런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역설했습니다.
 
한편 국감에서는 실제 수장들이 제외됐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현재 DL이앤씨의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에는 마창민 대표이사와 권수영 토목사업본부장, 유재호 플랜트사업본부장이 포함돼 있는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련된 법률상 처벌 대상이 될 책임자는 '경영책임자'인 만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일선에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김영진 의원은 "DL 그룹의 최대주주와 최고 책임자인 이해욱 회장이 이번 산재사고를 알고 있냐"면서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이해욱 회장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나와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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