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 이재명…내년 총선까지 간다
여, 용산 출마에 갈등 봉합…야, 체포동의안 후폭풍 내홍 수습
2023-10-04 06:00:00 2023-10-04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 대선에 이어 '윤석열 대 이재명'의 대결이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 대표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하면서 '윤석열 대 이재명'의 대결 구도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끝나지 않은 대결의 관건은 여야 모두 '통합'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참모진의 대거 출마가 예상되면서 기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의 갈등 봉합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 역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으로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내홍 수습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선 이은 제2라운드…승패 따라 정국 요동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 기각' 판단을 받아내면서 '윤석열 대통령 대 이재명 제1야당 대표'의 대결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이 같은 대결 구도는 지난 대선에 이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오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도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은 일단 이 대표 퇴진의 이유로 들던 '구속 가능성'이 해소되면서 큰 반발 없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정치생명 기로에 섰던 이 대표는 오히려 구속영장 기각으로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관건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격화한 당의 내분을 어떻게 수습하냐에 달려있습니다. 이 대표 역시 색출이냐, 통합이냐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모양새인데요. 친명계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공개 주장하는 반면, 비명계와 당내 온건파는 이 대표에게 중도층 전략 차원에서 포용의 리더십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집권당인 국민의힘 역시 내년 총선은 윤 대통령 이름 석 자를 걸고 치릅니다. 정권 교체 후 윤 대통령 브랜드로 치르는 첫 선거인 만큼 승리가 절실한데요. 마찬가지로 관건은 통합 여부입니다.
 
현재 용산 대통령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업은 일부 참모들의 출마 러시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수석급은 물론 행정관들까지 최소 30여명 안팎의 참모진 출마가 점쳐지는데요. 때문에 각 지역구 공천을 두고 기존 현역 의원·당협위원장과의 내부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전진 배치가 고개를 들 경우 당내 갈등 봉합이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의날인 지난 1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제25사단 상승전망대를 찾아 최성진 25사단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8번째 영수회담' 제안…여야, 추석연휴 내내 신경전
 
'윤석열 대 이재명'의 끝나지 않은 싸움은 이번 추석 연휴 내내 '영수회담'을 놓고도 이어졌는데요.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이 대표를 향해 "재판에 충실히 임하라"고 지적한 반면, 민주당은 "최소한 품격과 예의는 지켜라"며 반발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요. 대표 취임 후 1년여 동안 8번째 제안입니다. 물론 대통령실은 그동안 한 번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지금은 뜬금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할 때가 아니라,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충실히 임할 시간"이라며 고강도로 비판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과 한마디 없이 뜬금없는 민생 영수회담을 들고나온 것은 사실상 민생에 관심 있어서가 아니라 대통령 만남을 통해 정치 위상을 회복하려는 정략적인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 국민 다수의 시각"이라며 "구속영장 기각이 이 대표 면죄부가 아니고 영장전담판사도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고 하니 이 대표 본인 신상 문제로 국회를 공전에 빠뜨린 데 대해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추석 민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정부여당을 향해 "정부여당의 머릿속에는 오직 정쟁과 야당 탄압밖에 없다"며 "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 이렇게 모욕받을 일이냐. 야당 대표가 민생을 위한 진심 어린 제안을 했으면 최소한 품격과 예의는 지켜가면서 진지하게 답하라"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안 만나겠으면 안 만나겠다, 또는 일대일 대화를 원치 않는다면 모든 여야 당대표를 다 불러서 만나겠다든지, 뭐 이런 거를 수정 제안하면 될 일"이라며 "이걸 모욕주기로 가면 안 된다. 방탄 회담이다, 셀카 찍기 위한 거다, 이런 얘기는 할 필요도 없는 말이고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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