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동훈·이상민…'전사형 장관' 전진배치
윤 대통령, 국방부 신원식·문체부 유인촌·여가부 김행 지명
강경파 인사 배치에 인사청문회 정국 강대강 대치 불가피
2023-09-13 16:23:07 2023-09-13 19:45:0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을 교체하는 2차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지명했는데요. 사실상 '문책성 개각'에 나선 윤 대통령은 전투력 강한 강경파를 전진 배치했습니다.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부터 야당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제2의 한동훈(법무부)·이상민(행정안전부)' 출현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입니다. 
 
2차 개각 단행…사실상 문책성 인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개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22일 방문규 전 국무조정실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약 3주 만에 단행한 중폭 개각인데요.
 
김 실장은 신 후보자에 대해 "35년간 군에 복무한 3성 장군 출신으로 국방 정책과 작전 분야 모두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다"며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맞서 '국방혁신 4.0'을 완성할 최적임자라 판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유 후보자에 대해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식견뿐 아니라 과거 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책 역량을 갖췄다"며 "K-컬처의 한 단계 높은 도약과 글로벌 확산에 적임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언론과 정당,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소통 능력을 겸비했다"며 "전환기에 처한 여가부 업무를 원활히 추진할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2차 개각을 전격 단행한 것은 문책성 성격도 있는데요. 국방부는 지난 6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환경영향평가 결과 발표를 당과 조율없이 진행한 데 이어,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 등의 영향이 컸습니다. 문체부도 국정과제 이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여가부 역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 "구한말 인사" 비판…인청 충돌 불가피 
 
신 후보자는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으로 국방부 정책기획관,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을 두루 지냈습니다. 특히 그는 평소 '군대를 군대답게',' 강군 만들기' 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국민의힘 내에서도 가장 먼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강성 인사'로도 분류되고 있습니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정부 시절 3년간 문체부 장관을 지내는 등 문화·예술 정책 전반에서 업무 추진력 등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후보자 역시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여가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지내면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구한말 인사"라고 비판했는데요.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이 인사에 대해 구한말 인사다. 시대에 뒤처진 한심하고 막말을 일삼는 인사라고 규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첫 문책성 2차 개각에 전투력 강한 강경파를 배치하면서 '제2의 한동훈·이상민'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강경파 인사들을 전진 배치해 야권의 공세를 막고 대국민 설득 등에 더욱 힘을 주겠다는 의지도 엿보이지만, '전사형 장관' 배치로 대립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때문에 국회 인사청문회 정국 역시 여야의 강대강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서 각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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