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 2차장·국방비서관 교체…대통령실 "채상병 꼬리자르기 아냐"
'해병대 수사 외압 관련' 의혹에 선긋기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전 계획된 인사"
2023-09-04 16:24:53 2023-09-04 19:59:5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 참모라인'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의 동시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체 배경으로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덮으려는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채 상병 사건 전 계획된 인사"라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하명 의혹으로 번지자대통령실 "채상병 사건 전 계획"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검(특별검사제)이 불가피하지 않느냐 하는 국민적 의혹이 확산하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국가안보실 2차장과 국방비서관을 바꾼다는 보도는 누가 보더라도 꼬리 자르기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어 "실제로 대통령실의 가장 우선적인 인사 소요는 제가 보기엔 이번 총선에 출마가 예정돼 있는 시민사회수석이나 홍보수석, 그리고 법률비서관"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이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국가안보실 2차장과 국방비서관이 뭘 잘못했길래 바꾸는 것이냐"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장 외압 의혹, 심지어 구속 영장 청구했다가 기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건 외에 인사 소요가 뭐가 있느냐. 갑작스럽게 교체해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자초했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꼬리 자르기라는 말씀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 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며 "인사 소요에 관한 사안도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의원께서 말한 상황하고는 조금 다를 수는 있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르면 이달 중순 교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차장 후임에는 '미국통' 인성환 전 합동군사대 총장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비서관, 안보 2차장은 군 출신이거나 현역 군인"이라며 "적어도 6개월 이상 전에 다른 연동된 군 인사 계획과 함께 종합적으로 준비를 하고 업무 인수·인계 중간 과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채 상병 이슈를 포함해서 최근 일어난 사건들보다 훨씬 이전부터 준비되고 계획된 인사를 종합적 플랜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윤재옥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결위서도 난타전…이종섭 "전부 사실 아냐"
 
야당은 이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고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의 외침, 목소리, 수사단장의 정당한 항변이 군판사로 하여금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다고 본다"며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장관과 장관 참모들이 해병대 사령관과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전화하고 지시하는 수차례 과정들이 어떻게 외압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있겠나"고 반문했습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박정훈 전 해병단 수사단장에 따르면 7월31일 해병대 사령관 주재 회의에서 사령관이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대통령) 주재 회의 도중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이야기했다"며 "이런 사실이 있으니 다시 사령관에게 가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검토 보고를 한 것 아닌가. 그런 일이 없는데 왜 갑자기 BH(대통령실)를 끼워넣고 국방부를 끼워넣나"고 외압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의 격노라든지, 혐의자를 제외하라고 외압을 넣었다든지 이것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부 다 (박 전 단장) 변호인 측에서 허위로 이야기한 것들"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한편 여당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 참석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친북세력이자 반국가세력이라고 할 조총련 행사에 의원 외교단도 아닌 국회의원 1명 참석을 위해 국민 혈세를 써서 다녀온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와 우려를 무시하고 올해만 18회에 달하는 미사일 도발을 자행하는 등 안보 위협 행위를 심화시키고 있는데, 국회의원이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단체 행사에 참석했다"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고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해임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보직해임 집행정지 신청 첫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