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구축한 큐텐, 11번가 인수설 솔솔
2023-07-12 06:00:00 2023-07-12 06: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11번가의 매각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수 주체는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와 위메프를 품에 안은 큐텐으로 알려졌습니다.
 
11번가 매각설이 나오는 이유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 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서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투자 조건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올해 초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11번가의 IPO 절차 진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계에서 매각설이 솔솔 나오는 것인데요.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11번가 모회사인 SK스퀘어에 11번가 인수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선 11번가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책정했습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11번가와 큐텐 양사 지분을 교환하는 '주식 스와프'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큐텐 홈페이지 캡처. 
 
다만 업계에선 큐텐이 인수한 티몬과 위메프의 사례를 보더라도 11번가의 기업가치가 1조원도 인정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시 시장이 좋지 않은데다 직구 사업의 시장성이 월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8년 투자 유치 시 인정받은 2조7000억원과 견주면 낮은 수치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선 그들이 투자한 것 이상으로 수익성을 얻기를 원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들은 SK스퀘어 측에 11번가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고민을 해달라고 주문하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습니다.
 
SK스퀘어 입장에선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IPO를 하거나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단 겁니다. 
 
일각에선 현금이 필요한 11번가 측이 큐텐의 제안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의 IPO 성공 여부가 기업의 생사가 달린 것으로 보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2018년에 FI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5000억원이고 11번가 전체 지분의 18%에 해당한다. 나머지 80%는 모회사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FI에 18%를 반환하지 못한다고 해서 회사가 망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금융 대출이나 일부 지분을 매각하거나 신주를 발행해서 투자 유치를 발행할 수 있다. 회사의 IPO 성사에 따라 종패가 결정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큐텐이 11번가에도 손을 뻗는 배경으로는 현재 시장에 남은 오픈마켓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를 연달아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이커머스 시장 구조의 개편 속도가 빨라졌고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큐텐과 11번가는 매각과 인수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단 입장입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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