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재택 축소에 노조 가입 늘었다?…"소통 부재가 근본적 원인"
1년새 근무제 변경 4차례…"의견수렴 없이 일방적 발표 불만"
2023-01-17 15:28:05 2023-01-18 15:13:2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세간에는 카카오의 노조 가입이 지난해 말 공지된 재택근무 축소 방침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크루유니언은 다소 잘못된 표현이 섞여있다고 바로 잡았는데요. '노조 가입률이 10%에서 50%로 증가했다', '재택근무를 요구하며 노조가입이 급증했다' 등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크루유니언은 2021년 하반기 이후 노조가 본격적인 확대기로 접어들었다고 봤습니다. 최근의 근무제도 변경은 노조 가입 증가의 트리거 중 하나일 뿐, 그 전에도 카카오페이 임직원의 블록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코어타임 도입 등의 '사건'들이 다수 존재했다는 설명입니다.  
 
반복되는 분사와 인수합병, 원칙없는 근무제 변경, 과도한 조직개편, 경영진의 책임감 실종 등 수 년간 누적된 일련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늘날의 크루유니언을 구성했다고 서 지회장은 주장했습니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17일 판교 아지트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조합가입율 10%에서 50% 급증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크루유니언이 제시한 여러 사례들이 있지만 요즈음 가장 핫한 화제인 '근무제 변경'을 대표로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는 2021년 11월 '유연근무제 2.0'을 발표했습니다. C레벨의 조직 단위, 이를테면 개발 조직, 디자인 조직 등을 기준으로 온사이트(사무실), 리모트 근무제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네이버가 시행 중인 '커넥티드 워크'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크루들은 합리적인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22년 4월 시행을 약 세 달 가량 앞두고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모든 조직이 '온사이트'를 선택해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반발도 컸다고 합니다. 
 
같은 해 5월에는 '메타버스 근무제'가 등장했습니다. 3월 취임한 남궁훈 전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한 제도로, 7월부터 6개월간 테스트를 거친 후 2023년 1월부터 정식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장소에 관계 없이 음성으로 연결해 원격근무가 가능하도록 한 대신 코어타임을 도입하자는 것이었는데요, 지금은 흔적 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 이후 도입한 '파일럿 근무제'는 메타버스 근무제에서 상시 음성연결을 제외하고 격주 놀금 시행은 추가한 형태인데요, 카카오의 신사옥 이전과 맞물려 시행되면서 사무실과 구내식당 시설도 원격근무를 기준으로 세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카카오는 6개월만에 또 다시 근무제도를 변경합니다. 국내 IT기업들의 재택근무 축소 기조의 시발점으로 여겨지는 '카카오온(ON) 근무제'의 출현입니다. 우선 실질적인 유연근무제를 제한한다고 반발이 컸던 코어타임은 해제가 됐습니다. 동시에 격주 놀금 제도는 월 1회로 변경돼 이달부터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3월부터는 '오피스 퍼스트' 기조로 전환됩니다. 
 
다만 오피스 퍼스트가 전면 출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의 유연근무제 2.0와 비교하자면, 재택근무를 결정할 수 있는 조직 단위가 3~6명 수준으로 세분화되는 것인데요. 일단 크루유니언은 이같은 기조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크루유니언 측은 오피스 퍼스트의 장점으로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잦은 변경입니다. 앞선 흐름에서 살펴보듯,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카카오의 근무제도는 4번이나 바뀌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카카오의 리더십도 비슷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리더의 성향에 따라 근무 환경도 바뀌게 된 것인데, 매번 구성원들과는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지가 됐다는 사실에 노조 측은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근무제 변경을 발표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고 서 지회장은 토로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