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창용 "내년 통화정책도 물가에 중점"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금리 인하는 '시기상조'
2022-12-20 15:56:43 2022-12-21 11:05:4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에도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5% 내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근원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열고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돼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 및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요인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여러 상방 리스크들이 상존해 있어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줘 고물가의 지속성을 높일 우려도 있다"며 "특히 내년중 전기요금 인상폭은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 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반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폭 밑돌고 있고,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측 하방압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그는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치에 수렴하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대다수 의견"이라며 "아직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때문에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과 관련해서는 "기준금리 3.5%는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제가 바뀌면 달라질수 있다"면서 "기준금리 3.5%는 11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들의 의견으로 전체 의견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은이 그렇게 간다든지, 정책에 대한 약속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며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한은이 낸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1% 오르며 연간 기준으로 1998년 7.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초 3%대 중반에서 7월 6.3%까지 가파르게 높아졌다가 오름폭이 줄어 지난달 5.0%로 낮아졌다.
 
반면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연초 2%대 중반에서 지난달 4.3%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됐다.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이에 다라 올해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은 3.6%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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