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다시 '탄핵의 강'으로…이준석 빈자리에 김문수·김성회
"탄핵의 강 건너선 안 돼"…김기현 "이재명은 악의 화신"
2022-11-17 16:01:19 2022-11-17 20:22:54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기업원에서 '공정과정의' 주최로 진행된 '보수정당은 당명·강령에 당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나?' 좌담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사진=자유기업원)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이 다시 탄핵의 강으로 빠져들 태세다. 이준석 전 대표의 빈 자리는 극우 인사들로 채워졌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해묵은 주사파 공세를 제기해 논란이 됐다. 여권의 극우 최전선에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있다. 과거 노동운동의 신화와도 같았지만 이제는 태극기 집회와 함께 하는 등 극우 성향을 보인다. 
 
김문수 위원장은 17일 '공정과정의'가 서울 영등포구 자유기업원 열림홀에서 개최한 '보수정당은 당명·강령에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나' 좌담회 축사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탄핵을 슬그머니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탄핵은 누가 했나.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 의원 62명이 했다. 이거 슬그머니 넘어갈 수 있나. 탄핵 기폭제를 통해 대한민국 근본이 흔들렸다. 지난 5년간 어떤 세월을 보냈는지 잊어선 안 된다. 반드시 평가돼야 한다"며 "정치가 좋은 게 좋은 것, 표만 얻으면 된다, 과거는 묻지 마세요, (그런데)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 등 당명이 자주 바뀐 점도 지적하며 그는 "이런다고 탄핵 흔적이 지워지겠느냐"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태원 참사의 배경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찾기도 했다. 그는 "(경찰이 112)긴급전화에도 왜 안 움직였는지, 국가의 기강과 근본이 무너진 것"이라며 "지난 5년의 악몽과 이태원 참사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한민국 근본이 무너지고 기강이 해체됐기 때문에 일어나는 참혹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전광훈 목사와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극우 성향의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정부에서 노동계의 사회적 대타협을 촉진할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국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등의 색깔론을 제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는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김 위원장 발언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어받고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종북 주사파' 언급으로 이어졌다.
 
경영계와 노동계 사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할 김 위원장은 경영계 입장을 일방적으로 거들기도 했다. 그는 "전경련과 경총이 통합돼야 한다"며 "강력한 자유기업, 기업의 자유, 기업인들의 기업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강력한 방안을 내고 국민에 홍보하며 그런 토대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도 "탄핵의 강을 건너선 안 된다"고 동조했다. 김 전 비서관은 "누군간 자꾸 탄핵의 강을 건너라고 하는데, (탄핵을)곱씹고 곱씹어서 출발의 씨앗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탄핵은 묻지마 과거가 아니라 다시 묻고 물어 되새기며 미래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5월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된 뒤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화대"라고 쓴 과거 글이 문제가 돼 사퇴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비서관급의 첫 낙마 사례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기업원에서 '공정과정의' 주최로 진행된 '보수정당은 당명·강령에 당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나?' 좌담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사진=자유기업원)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악의 화신", 민주당을 "얼치기 좌파", "좌파 수구꼴통"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보수는 너무 비겁하다. 현안이 생기면 숨고, 체면 손상될까 봐 그러냐"라며 "국회가 대화하고 협치해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민주당과)가치가 다른데 어떻게 수용할 수 있나"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좌담회는 보수정당이 잦은 당명 교체로 인해 가치와 이념의 연속성이 사라졌다는 주최 측의 문제의식 속에 개최됐다. 조용술 운영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내홍 사태의 근간도 추상적인 당 정체성에 있다"며 "민주당과 경쟁해야 할 여당이 당 인사들 간 말꼬리 잡기 싸움을 했다. 가치가 성립돼 있다면 총선에서 국민들을 설득하기도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라는 보수적 이념을 제시한 이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조직화해 나갈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면서 "국민의힘이 과연 이념을 담아낼 수 있는 정치 집단인가 상당한 의문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인 전 위원장은 좌담회 직후 <뉴스토마토>와 만나 "(현재 국민의힘은)탄핵 이후 흩어졌던 사람들, 미래통합당, 안철수당이 선거 때문에 이합집산한 당"이라며 "이념적으로 정립된 당은 아니다"고 했다. 최근 친윤계와 비윤계 갈등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당에서 어떻게 갈등이 없을 수 있나"라면서도 "인간관계나 이해관계로 나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념으로 말한다면 대통령이 말한 것에 거리를 두고 반대할 수 없는데 비윤이다? 이해관계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