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50년만에 시도하는 달을 향한 여정이 5번의 도전 끝에 성공했다. 달 전이궤도에 유인 캡슐 '오리온'을 무사히 안착시킨 아르테미스Ⅰ미션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서 이제 인류는 달로 가는 다음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르테미스Ⅰ 미션을 수행하는 발사체 우주발사시스템(SLS)이 이날 오전 1시47분께(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3시47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발사 후 SLS는 고체 로켓 추진체 분리, 서비스 모듈 페어링 분리, 메인 엔진 가동 중단 등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순조롭게 완수했다. 이어 SLS에 탑재된 유인 캡슐 오리온은 배출 후 태양전지판을 펼치고 달 궤도에 진입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발사 100여분 후 오리온은 달 전이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짐 프리 나사 부국장은 트위터에 "오리온의 달 전이궤도 진입을 완수했다"며 "오리온이 달로 순항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16일 오전 1시47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1호가 발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아르테미스Ⅰ 미션은 1972년 아폴로17호 이후 50년만에 다시 달로 사람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에서 출발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2017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28년까지 달에 여성 우주인을 보내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019년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이 유인 달 착륙 시점을 2024년으로 앞당기겠다고 하면서 민간 기업과 외국 우주개발기구를 동참시켰다. 이 과정에서 '아르테미스 약정'이 등장하게 됐는데, 한국이 10번째 약정국으로 참여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수 년간의 노력 끝에 아르테미스Ⅰ은 지난 8월29일을 발사 디데이로 결정했다. 하지만 SLS 3번 엔진의 연료 유출 문제가 발견되면서 발사를 20여분 앞두고 취소됐다.
나사는 결함을 수정하고 9월3일 재발사를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로켓 추진탱크의 액체수소 진입로에 균열이 발견되면서 발목을 잡혔다. 9월27일의 3차 발사는 허리케인 이언의 발생으로 무산됐다.
나사는 지난 4일 SLS을 우주센터 내 발사대로 이송하면서 14일을 발사 예정일로 잡았지만 허리케인 니콜로 또 한 번 연기됐다.
이날에도 발사가 되는 순간까지 마음을 졸이게 했다. 당초 오전 1시4분 발사를 예정했지만 액체수소를 동체에 주입하던 중 연료 누출이 확인되면서 카운트다운을 약 10분 남겨두고 모든 과정이 중단된 까닭이다. 약 40분 후 카운트다운이 재개됐고 마침내 발사에 최종 성공했다.
달 궤도에 진입한 유인 캡슐 오리온은 달 너머 6만4000㎞까지 더 나아가는 '원거리역행궤도'를 자유 비행한 뒤 25일 뒤인 다음달 11일 샌디에이고 연안의 태평양에 떨어질 예정이다. 복구팀은 오리온을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예정일에 인근에서 대기한다.
이번 비행에는 유인 캡슐에 사람 대신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3개가 탑승했다. 우주 비행사가 달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우주선과 장비가 제대로 제작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비행 시험의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마네킹은 실제 비행사를 모사해 뼈, 장기, 연조직 등 인체 조직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센서 5600개, 방사능 감지기 34개가 부착돼 비행사가 여행에서 받는 영향이 측정된다.
나사는 앞으로 오리온이 당초 계획대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하고 다음 미션을 준비한다. 2024년에는 유인 우주인이 탑승한 아르테미스 2호가 유인 비행을 시도하고 2025년에는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때 착륙 지점은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에 탑재된 쉐도우캠이 촬영한 후보지 중에서 정해진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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