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노릇하던 IPTV 성장률 주춤
3분기 IPTV3사 매출 성장률 3% 수준
4년 전만 해도 두자릿수 성장세 유지
가입자 증가세 주춤…OTT에 VOD 고객 빼앗겨
미디어포털·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신 시도
2022-11-13 09:00:00 2022-11-13 09: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두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인터넷(IP)TV 성장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몇 년간 이통사들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던 주문형비디오(VOD)의 매출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IPTV업계는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디어포털·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 역할 재정립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IPTV3사는 3분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KT(030200)는 IPTV 사업에서 497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032640)는 334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블TV와 합병한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와 IPTV의 합산 매출을 공개하고 있는데, 3분기 매출은 4770억원을 기록했다. 수치적으로 보면 합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률은 1년 전 대비 3.39%에 그쳤다. 
 
키즈콘텐츠를 키우고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접목하며 사업을 확장하던 2018년에는 매출 성장률이 20%를 웃돌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당시 5G 투자로 성장세가 주춤했던 통신사업을 뒷받침했다. 
 
지니TV로 리뉴얼한 KT의 IPTV 서비스. (사진=뉴스토마토)
 
IPTV 성장세가 둔화된 이유로는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9년 147만명, 2020년 141만명 늘어났던 가입자가 2021년에는 115만명 느는 데 그쳤다. 올해도 100만명 수준 늘어나는 데 머무를 전망이다. OTT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IPTV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OTT 가입자 증가는 IPTV의 알짜 수익원으로 꼽히던 VOD의 매출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증가세를 유지하던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매출은 2018년 이후 감소 추세로 전환했다. IPTV의 VOD 매출도 2019년 전년 대비 2.7% 감소한 6412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2.4% 감소한 6257억원에 그쳤다. 추세가 변한 만큼 지난해와 올해도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VOD 구매 요인을 높이기 위해 할인정책 등이 강화되면서 VOD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낮아지고 있다. 2019년 3260원으로 3000원대를 유지했지만 2020년 2925원으로 낮아졌다. 시장 분위기 자체가 VOD를 통해 보던 콘텐츠를 OTT에서 이용하다 보니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VOD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유료방송시장 성장축이 OTT로 옮겨가면서 IPTV업계는 플랫폼으로 위치를 재정립하기에 나섰다. 미디어포털 플랫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올레tv를 지니TV로 변경, OTT와 연동에 적극 나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을 통해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채널톡 기능도 넣었다. SK브로드밴드는 클래스 101과 협업 TV를 통해 강의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게임 전문 퍼블리셔 CFK와 손잡고 콘솔게임도 가능토록 했다. IPTV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규모를 유지하고, 커머스, 교육 등 추가적인 구독서비스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플랫폼의 영역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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