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상장 1주년을 앞둔 카카오페이가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지난 분기 경영 성적표를 공개했다. 공모가를 한참 밑돌고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선 결국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여전히 현재보다는 미래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이 1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는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429억원을 살짝 하회하는 수치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0억원에서 9배 이상 늘었다. 이 역시 59억원 적자를 점친 예상치보다 좋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3분기에는 결제, 금융, 기타 서비스 등 전 부문의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며 꾸준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분기 거래액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점도 카카오페이의 외형이 확장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카카오페이는 특히 매출 기여 거래액(Revenue TPV)의 성장률(28%)이 전체 거래액 증가율(21%)을 상회하는 점을 부각했다. 전체 거래액에서 매출 기여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8%에서 30%로 소폭 확대됐다.
그럼에도 카카오페이의 수익성 개선은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카카오페이는 적자 지속의 원인을 매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영업비용의 확대로 봤다. 3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한 1511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금융 서비스 출시에 따른 지급 수수료와 카카오페이증권 MTS 상각비, 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인건비 중에서는 주식보상비용이 전년 동기대비 144% 증가한 10억여원이 반영됐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를 비롯한 카카오그룹주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진은 10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 표시된 카카오그룹주의 주가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이렇다보니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일 화려하게 증시 데뷔를 한 카카오페이는 주요 경영진이 대규모 주식을 매도한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상장 첫 날 공모가(9만원)의 두 배가 넘는 19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이날 종가는 3만5700원이었다. 상장 1주년이 되면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들이 보호예수가 풀리지만 현재 가치에서는 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자신한다. 3분기 말 기준 누적 이용자 수는 3848명인데, 이 중 60%인 2298만명이 카카오페이를 활발히 사용하는 실질 이용자라는 이유에서다. 이용자 당 연 환산 거래 건수는 102건으로 지난해 3분기의 87.5건에서 16% 증가했다. 온·오프라인 결제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영역이 넓어지면서 이용자들의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 내에서 3가지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 비중은 68%로 2018년 말(22%)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들의 결제액과 리텐션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락인 효과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카카오페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도 주력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기이력 탐지, 착오 송금 방지 등의 서비스로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되는 등 거시경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고 데이터센터 화재 등 예기치 않은 상황도 겹쳐 향후 경영 상황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직시하고 더 크게 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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