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의 유례 없는 서비스 장애가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트렌드에 더해 서비스 장애에 따른 보상금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카카오는 다음달 3일 3분기 결산실적을 공개한다. 26일 기준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1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794억원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에 그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실제 경영 지표가 이보다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1666억원의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카카오의 주 수입원인 광고 수요 둔화가 꼽힌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광고 단가 하락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온라인 광고 시장의 둔화는 전세계적인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도 같은 이유로 월가 전망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승승장구 했던 유튜브의 광고 매출도 2% 감소했다.
카카오는 친구탭에 추가된 비즈보드와 오픈채팅방에도 외부 광고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이는 4분기는 돼야 재무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결 실적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게임 사업이 흔들리는 것도 카카오에는 뼈아프다. 올해의 야심작이었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가 출시 초반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이용자 기만 논란'이 불거지며 매출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선물하기 거래액이 늘어났을 것이란 예상 정도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로비 전경. (사진=카카오)
문제는 3분기를 넘기더라도 더 큰 고비가 4분기에 남아있다는 점이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여파가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선임애널리스트는 "서비스 중단의 매출 영향은 매출 미발생과 사용자 보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4분기 매출이 최대 1~2%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차적으로는 서비스 장애로 카카오 선물하기, 모빌리티(택시·대리) 등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고 멜론,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로그인하는 서비스들도 매출에 타격이 발생했다.
2차적인 영향은 이용자 보상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앞서 카카오는 이모티콘, 멜론, 웹툰, 택시·대리기사 등 유료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장애 기간에 상응하는 이용요금을 포인트 등으로 지급했다. 지난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종합감사에 출석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6개 계열사의 유료 서비스 피해보상 규모는 약 40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무료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까지 더하면 카카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19일부터 별도 신고 채널을 통해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24일 기준 피해사례는 약 4만5000건이 접수됐다. 회사 측은 다음달 1일까지 총 2주간 피해사례를 모은 후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결정한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국회에 출석해 이용자 피해에 대해 일괄적인 지원 지급 가능성도 시사했던 만큼, 카카오의 부담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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