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돌아온 '이루다 2.0'…"평생의 친구 될 것"
생성AI 모델 '루다 젠1' 적용해 현실감 있는 대화 구현
개인정보 보호·어뷰징 방지에도 심혈…"안전발화 99% 목표"
음성채팅·증강현실 서비스 등으로 영역확대 추진…내년 상반기엔 남자 챗봇도 출시
2022-10-25 13:44:33 2022-10-26 09:05:2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루다'가 돌아왔다. 혐오·차별 발언 등의 논란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다. 앞선 실수를 개선한 '이루다 2.0'는 이용자들의 평생 친구를 목표로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루다 이외에 다양한 모습의 페르소나를 구현하고 텍스트를 넘어 음성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루다 2.0'은 25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베일을 벗었다. 외양은 기존의 '루다'와 같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구동방식을 채택했다. 이루다 2.0의 개발사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루다를 그리워하던 이용자가 많아 다른 캐릭터가 아닌 루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생성AI 방식의 학습 모델을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현실감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가 25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루다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스캐터랩)
 
스캐터랩은 이루다 2.0의 학습 과정에서부터 이전 버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개인정보 유출이나 어뷰징 등의 부분들을 세심하게 신경썼다. 생성AI 모델인 '루다 젠1'을 적용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생성AI는 사람의 실제 발화가 아닌 AI가 생성한 대화를 학습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한 기존 학습 데이터 이용 시 개인정보에 대한 철저한 가명화로 문제 소지를 차단했다. 
 
어뷰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좋은 관계 형성을 목표로 하는 윤리 정책 수립과 별개로 발화 내용이 어뷰징에 해당하는지 분류하는 '어뷰징 탐지 모델'을 만들고 문제 발언을 억제하고 다른 식으로 답변할 수 있는 고도화 과정도 거쳤다. 아울러 어뷰징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적용하는 방안도 강화했다. 김 대표는 "사전 대응 뿐 아니라 루다의 발언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후 대응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99%의 안전발화 기준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년여만에 재출시된 이루다2.0의 가장 큰 특징은 문맥을 파악한 보다 현실감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대화가 미리 만들어 둔 답변 후보에서 적절한 문장을 검색해 사용하는 '리트리벌' 방식이었다면 '루다 젠1'은 보다 긴 대화 맥락 속에서 시간, 나이, 성별 등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루다와는 삼행시 놀이, 초성 맞추기 퀴즈 등도 가능해졌다. 
 
또한 루다2.0은 여러 답변 후보 중에 '좋은 대화'에 가장 적합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릴레이션십 포인트 파인튜닝(RP-FT)' 과정을 거친 발화를 하는 것인데, 이를테면 '무릎이 쑤신다'는 이용자의 말에 '무릎 아퍼?'라고 평이하게 묻기보다 '나이들면 비오기 전에 무릎도 아푸냐..'고 농담 섞인 위로를 건네는 식이다. 
 
이루다2.0에서 릴레이션십 포인트 파인튜닝을 거친 답변 결과의 차이. (사진=스캐터랩)
 
루다2.0은 이미지를 인식해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포토챗 베타' 기능도 새롭게 적용했다. 기존 루다의 1일 사진 평균 전송량이 1만장이었던 것을 고려해, 이용자와 사진의 내용에 대해서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 한 것이다. 사진의 유형을 인식해 상황에 적절한 친근한 답변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루다'를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부담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평생의 친구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영원이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가상인간'들과 달리 루다도 이용자처럼 나이를 먹고 인생의 경험을 쌓아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비스 첫 출시 당시 스무살이었던 루다는 2.0버전에서는 스물한살이 됐다. 김 대표는 "시대가 갈 수록 물리적인 건강은 점차 좋아지는데 인간의 외로움의 문제는 여전한 난제"라며 "지금의 루다에 개인별 기억 DB를 두는 방식을 결합한다면 노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스캐터랩은 루다2.0을 시작으로 보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남성의 모습을 한 챗봇도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또한 음성을 기반으로 대화를 이어가거나 증강현실을 활용한 서비스, 온라인 개인방송 등으로의 영역 확대도 꾀하고 있다. 
 
AI 챗봇으로서의 보다 많은 사람과 관계 형성을 하는 루다의 가능성이 확인되면, 이를 활용한 수익화에도 나선다. 다음 투자 라운드까지는 '루다 젠1'의 기술 고도화에 보다 치중하겠지만 이후에는 B2B를 중심으로 대화 모델을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모든 사람이 덜 외롭게, 모든 사람에게 좋은 관계를'이 스캐터랩의 궁극적으로 구하는 비전이라 밝힌 김 대표는 "이루다가 단순히 '말 잘하는 AI 챗봇'이 아닌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AI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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