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카카오 먹통에 생계 망쳤다"…보상 요구 본격화
대리노조 "실질 피해 18만원 육박…최소 수입 보장해야"
2022-10-24 15:34:03 2022-10-25 09:01:4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 전반이 먹통이 된 지 열흘째를 넘기면서 생업을 망친 이들의 보상 요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 측은 피해 사례를 취합한 후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한국노총 플랫폼운전자지부 등은 24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서비스 장애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플랫폼 대기업 카카오의 천박한 민낯이 드러났다"며 "최소한의 일실 수입을 책정하는 등 현실성 있는 보상을 실시하라"고 규탄했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한국노총전국연대노동조합 플랫폼운전자지부 등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먹통사태에 따른 대리운전노동자 피해보상 및 재발방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모두 중단됐다. 카카오톡은 화재 발생 약 10시간만인 16일 오전 2시경 메시지 수발신만 가능한 수준으로 복구됐으며 택시·대리운전 기사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도 수 시간 불통이었다. 
 
이에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중심으로 이용자 보상에 우선 나섰다. 카카오의 이모티콘플러스와 톡서랍,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카카오웹툰과 멜론 등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았던 3일 간의 이용료에 상응하는 포인트를 지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택시·대리운전 기사들에게 각각 한 달 요금의 6일치에 해당하는 7750원, 4260원을 포인트로 제공했다. 
 
생계 수단을 잃은 기사들은 현실에 맞지 않은 보상에 반발했다. 이날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와 플랫폼운전자지부가 지난 18일부터 대리운전 기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386명의 응답자(24일 정오 기준) 중 91.2%에 해당하는 352명이 "일의 배정을 받지 못해 소득을 벌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외에  △업체나 고객과 연락이 불가능해 일에 차질이 생겨 소득에 피해가 있었다 △대금이나 보수의 결제에 문제가 생겨 피해가 있었다 △휴대용 이동수단 반납처리 실패 등으로 업무에 필요한 경비가 늘었다 등을 답한 기사들도 일부 존재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일을 못해 입은 피해액은 평균 17만8000원 선으로 나타났다. 개별 피해금액 중에서는 60만원을 상회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리운전 이용 고객이 많은 주말 오후였던 탓에 피해 규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7년차 대리운전 기사는 "토요일이 수입이 가장 많은 날이기 때문에 제일 열심히 근무하는 날"이라며 카카오의 장애의 여파가 컸음을 증언했다. 이 기사는 "처음에는 카카오가 아닌 내 휴대폰의 문제인 줄 알고 한 시간 동안 앱 재설치 등에 시간을 소요했다"며 "카톡이 되지 않다보니 동료 기사들과 장애 상황을 공유하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대리운전 노조뿐 아니라 택시 4단체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서비스 이용자 대표단체들에서도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구체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실도 이날 국회 앞에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피해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카카오는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한해 피해사례를 개별 접수 중이며 카카오모빌리티도 별도의 신고 채널을 마련했다. 카카오 측은 "최소 2주 이상의 충분한 시간을 두고 피해 사례를 모집하고 있다"며 "구체화된 사례들이 취합되면 보상 방안을 논의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한 종합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무료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 선례가 없어서 피해 사례를 접수받고 있다"며 "(피해 사례가) 정리되는 대로 이용자나 대표 단체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보상 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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