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 영향으로 국내 기업 매출액과 총자산 증가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일명 '좀비기업'의 비중도 10곳 중 4곳이나 됐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1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85만8566개의 매출액은 1년 새 17.0% 증가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 증가율이다. 전년(-1.1%)과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늘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으로 석유정제, 화학업, 운수창고업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연간 총자산 증가율도 전년 7.9%에서 지난해 12.7%로 증가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비제조업 모두 유동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은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제조업은 매출채권이 크게 증가했으며, 비제조업은 현금성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 4.2%에서 5.6%로 상승했다. 대기업의 경우 두 지표 모두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3.5%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글로벌 수요 증가와 유류 제품 가격 스프레드 확대 등 대외여건 변화에 힘입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전년 3.9%에서 지난해 6.5%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부동산업, 도·소매업의 투자·유형자산처분손익, 전자·영상·통신장비업 등의 배당금 수익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2009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영업외수지가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업종·규모별로 엇갈렸다. 차입금의존도는 전체적으로 30.4%에서 30.2%로 소폭 하락했으나, 비제조업과 중소기업에서만 오름세를 나타냈다. 비제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34.8%에서 35.0%로, 중소기업은 40.2%에서 41.2%로 올랐다. 김 팀장은 "비제조업의 경우 전기가스업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회사채 발행 증가, 부동산업은 건설투자를 위한 차입금 증가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20.3%로 전년 말 118.3%보다 상승했다. 제조업·비제조업과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돌아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일명 좀비기업의 비중은 40.9%에서 40.5%로 소폭 줄었다. 다만 여전히 10곳 중 4곳은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김 팀장은 "대부분 업종에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많이 줄었지만, 정보통신·부동산·조선 등 업종에서는 비중이 조금씩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컨테이너 터미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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