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세대출 이자 2배 '껑충'…끝 모를 금리인상에 세입자 '비명'
3억 전세대출 이자 60만원→120만원
전셋값 추락…보증금 못 내주는 '역전세난' 우려
대출 의존도 높은 전세, 금리 '쇼크'에 비상
2022-10-14 06:00:00 2022-10-14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지난해 1월 3억원의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신혼부부 A씨는 최근 은행의 금리 안내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 7월 3.54%에서 이달 4.82%로 금리가 1%포인트 넘게 뛴 것이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 1년 전만 해도 2.54%였다. 현재 4% 후반까지 금리가 치솟으며 매월 내는 이자는 약 63만원에서 120만원으로 2배가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총 8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전세대출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연 7%에 근접했다.
 
지난 12일 한은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렸다.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전세대출자들의 금리 '쇼크'는 상당할 전망이다.
 
더욱이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형으로 이뤄져 금리 인상 위험에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93.5%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전세대출 이자보다 저렴한 월세로 갈아타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8월 누적 월세 거래량은 전체 전월세 거래의 51.6%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42.6%) 대비 9%포인트 늘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안내 문자. (사진=독자)
전세 수요가 줄자 전셋값도 빠지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3주 동안 하락하며 이번주 -0.25%를 보였다. 수도권(-0.32%)과 지방(-0.17%) 모두 지난주 대비 낙폭을 키웠다.
 
강남도 전셋값 하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전세는 이달 현재 최고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0년 10월 최고 14억원까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400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74㎡는 지난달 최고 11억86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2월(14억5000만원) 대비 2억6000여만원 떨어져 2년 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자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집주인이 오히려 세입자에게 전세금 일부를 돌려주게 생긴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강한 대출 규제가 작용했던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는 대출 의존도가 월등히 높다 보니 금리인상 쇼크를 더 강하게 받을 수 있다"면서 "매월 나가는 주거비를 아낄 수 있는 전세 제도의 장점이 없어져 월세 이동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 매물은 더 쌓이고 추가 가격 하락을 피하긴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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