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고물가 여파에 가성비 상품으로 알뜰한 소비를 찾는 '짠테크'가 늘고있다. 앞으로도 높은 물가가 유지될 것을 우려하면서 기존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마감세일이나 B급상품 구입, 할인구독 서비스 등에 눈을 돌린 것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마트나 편의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대로 올란선데 이어 앞으로도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 달 만에 0.8%포인트 오르며 4%대 후반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소비자들이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이같은 여파로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판매하는 '마감할인세일'의 인기가 높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나 판매가 부진한 상품을 50~60% 할인해 파는만큼 소비자 관심이 크다.
편의점의 경우 이마트24가 올해 3월부터 시작한 라스트오더(마감 할인)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월 대비 매월 2배 이상 신장하고 있다. 올 4월 106%, 5월 98%, 6월 122%, 7월(1일~26일) 114% 증가했다. CU의 마감할인세일 '그린세이브'는 6월 한 달 이용건수가 전년 대비 17.3% 늘었다. GS25의 마감 할인 서비스도 같은기간 282.6% 신장했으며 세븐일레븐은 20% 증가했다.
월정액을 내면 자주 이용하는 품목을 할인해주는 구독 서비스 또한 눈에띈다. 이마트24는 지난 13일부터 기존에 30% 할인하던 도시락 할인구독권을 반값에 제공하는 할인구독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고객들은 월 6000원을 내고 30일 동안 도시락 20개를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 이용건수는 최근 2주간 직전 같은 요일 대비 451%나 증가했다.
CU는 도시락, 샐러드, 즉석원두커피 등에서 구독을 원하는 카테고리를 골라 1000~4000원 결제하면 한 달에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해주는 '구독 쿠폰 서비스'를 내놨다. GS25는 유료멤버십 서비스 '더팝한끼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한 달에 3990원을 내면 도시락,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빵 등을 20% 할인받을 수 있다.
'B급제품'으로 불리는 못난이과일과 야채도 인기다. 롯데마트가 일반 과일보다 조금 작거나 흠이 있지만 맛은 차이가 없는 '상생과일'을 내놨는데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매출이 1년 전보다 180%이상 늘었다. 롯데마트 수원점에서 상생자두를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B급제품'으로 불리는 못난이과일과 야채도 인기다. 롯데마트가 일반 과일보다 조금 작거나 흠이 있지만 맛은 차이가 없는 '상생과일'을 내놨는데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매출이 1년 전보다 180%이상 늘었다. 홈플러도는 ‘맛난이 농산물’을 이라는 이름으로 B급 상품을 정상가보다 평균 3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시세보다 최대 싸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있고 매출로도 확인되고 있다"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짠테크’ 열풍에 맞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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