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오는 20일 미국과 호주산 수입 소고기 10만t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 시행을 앞두고 18일부터 소고기 10개 품목에 대한 판매가를 5~8% 인하 판매한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이마트 매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올 상반기 전체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특히 외식물가, 밥상물가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 정부는 올 3~4분기중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물가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고물가 장기화 우려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빅세일, 선제적 가격인하, 초저가 전쟁에 동참하는 등 물가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식물가 상승률은 6.7%다. 이는 전년보다 4.6% 올라 1998년 이후 24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조사 대상인 39개 품목의 물가가 모두 올랐다. 6월 기준으로는 전년비 8.0%로 29년8개월만에 '최고상승률'이다. 작년 6월 2.4%에 그쳤던 외식물가가 1년새 3배 넘게 급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가공식품 물가 또한 끌어올려 10년5개월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6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7.9% 올랐다. 2012년 1월(7.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식용유와 밀가루, 국수 등 밥상물가와 직결된 품목은 1년새 30% 넘게 급등했는데 품목별로는 식용유(40.3%), 밀가루(36.8%), 국수(31.5%) 등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국제 곡물사료 가격 또한 급등하며 축산물 가격도 높다. 축산물은 지난달 10.3% 증가했는데 돼지고기가 18.6% 올랐고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27.2%, 20.1% 올랐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수입 돼지고기에 0% 할당관세를 적용한데 더해 오는 20일부터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분유, 커피 원두, 주정원료, 대파도 포함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 단무지, 젓갈류 등 단순 가공식료품 중 비닐, 플라스틱, 병 등에 포장돼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내년 말까지 부가가치세 10%를 면제하고 있다.
정부가 이같은 정책을 내놓은 데는 물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자는 취지다. 가공식품 오름세를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는데 이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도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기존 확보한 물량을 소진한 뒤 이후 물량부터 반영되는 것이라 물가에 영향이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 4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6월 이후 6%대에 있고 9월, 10월까지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크지만 유가 선물시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면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에 정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에 유통업계도 물가잡기 동참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수입 소고기 할당관세 0%를 오는 20일부터 적용키로 했지만 선제적으로 가격인하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미국·호주산 수입 소고기 대표 인기 품목 10여개를 선정해 판매가를 5~8% 인하했다. 또 부가가치세 면제 청책 대상 상품에 대한 가격도 낮췄다. 홈플러스의 경우 단순가공식품류 323개 품목에 대해 면제세액 이상 할인 판매하고 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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