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압박하는 트럼프…파월 독립성 '승부수'
빅컷 요구와 해임 압박…노동시장 둔화·인플레 완화 속 잭슨홀
“임기 말 최대 고비”…낙관과 신중 사이 균형 메시지 필요
2025-08-18 16:29:31 2025-08-18 16:59:15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오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금리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내년 5월 임기를 마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마지막 잭슨홀 미팅인 만큼, 파월 의장이 이 자리에서 임기 말 최대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간 끊임없는 정치적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행정부를 뚫고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할 수 있을지가 파월 리더십의 시험대가 되는 동시에 금리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21~23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끊임없는 정치적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행정부를 뚫고 파월이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AFP 로이터 연합뉴스)
 
파월 마지막 잭슨홀…'연준 독립성·금리 정책' 분수령
 
연준은 오는 21~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잭슨홀 미팅'으로 불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올해 주제는 '전환기 노동시장'으로, 인구구조·생산성·이민 등 구조적 변화가 고용과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게 됩니다. 파월 의장은 둘째 날인 22일 '경제전망과 정책 틀 점검'을 주제로 연설하는데요. 9월 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월의 메시지는 향후 시장 기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잭슨홀 미팅을 파월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천명할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파월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파월 의장이 이번 잭슨홀에서 맞닥뜨릴 가장 큰 과제는 통화정책 전망을 명확히 전달하는 일"이라며 "내부 의견 차와 정치적 압박 속에서 통일된 메시지를 내놓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관전 포인트는 연준 내부의 분열과 백악관의 압박에서 비롯됩니다. 최근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완화로 시장은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출범 이후 연준의 동결 기조를 공개 비판하며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그는 해임 위협, 정책 압박, 소송 시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파월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월을 "고집 센 멍청이(stubborn MORON)"라고 비난하고, 연준 이사회가 파월을 뛰어넘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임 가능성을 또다시 시사했습니다. 실제로 백악관은 신속한 금리 인하와 연준 구조 조정을 검토할 후보군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준 만장일치 깨진 뒤 '첫 잭슨홀'…'매파 대 비둘기파' 갈등 본격화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과 동시에 연준 위원들을 하나씩 포섭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전격 사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인 스티븐 미란을 지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 내 트럼프 측 인사는 미셸 보우먼, 크리스토퍼 월러에 이어 3명으로 늘었습니다. 실제 지난 7월 FOMC에서는 월러와 보우먼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져 '만장일치'라는 연준의 전통이 깨졌습니다.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그간 연준은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4.25~4.50%) 인하에 신중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신규 고용 증가가 크게 하향 조정되며 노동시장의 약세가 확인됐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보다 완만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더는 인하를 늦출 수 없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이례적으로 0.50%포인트 '빅컷'을 공개 촉구하며 파월 의장을 압박했습니다. 그는 이를 시작으로 총 1.5~1.75%포인트 수준의 완화 사이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연준의 신뢰 회복을 이끌었지만 정치적 압박 속에서 독립성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P통신>은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 억제 우선'과 '고용 안정 중시'라는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며 "이번 연설이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파월의 발언이 낙관과 신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은 이미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어 파월의 메시지가 이 기대를 조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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