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테슬라의 3분기(7∼9월) 인도량이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세액공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구매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이달부터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전기차 수요는 다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미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한 테슬라 판매점에서 있는 모델 X 차량 뒷모습. (사진=뉴시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에 차량 49만7099대를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46만2890대) 대비 7% 증가한 규모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6000대)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미 연방정부가 지난달 말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 혜택을 종료한 가운데, 그동안 전기차 구매를 망설여왔던 소비자들이 이 조치가 실현되기 전에 구매를 서두른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데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역풍으로 테슬라 인도량은 상반기 중 감소한 바 있습니다.
다만,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수요가 앞당겨진 덕에 3분기 인도량 증가하긴 했지만, 이달부터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전기차 수요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9월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에 따라 테슬라가 “힘든 몇 분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의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인도량을 발표했으나,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기존에 예상한 범위의 하단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CFRA리서치의 주식 애널리스트 개럿 넬슨은 테슬라의 사업 전망에 관해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 데이터가 과거 지표라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배출권 거래에 대한 입법 변경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보조금이 없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유지될지에 대한 의문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책임자 스테퍼니 발데즈 스트리티는 블룸버그TV에서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며 4분기에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자동차 연비·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해 지난 수년간 테슬라 수익에 기여한 배출권 거래 사업에 타격을 줬습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기존 모델보다 저렴한 신차를 내놓을 경우,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완화시키며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현재 준비 중인 신차의 가격이나 출시 시기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의 향후 사업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면서 이날 테슬라 주가는 나흘간의 상승 랠리를 끝내고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5.11% 내린 436.0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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