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차량용 부품난으로 인한 물량 부족 현상이 수입차 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너스 옵션' 판매와 프로모션 축소 등 실적 개선 전략을 세우고 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입 승용차 판매 대수는 6만1727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만1908대보다 14.2% 감소한 수치다.
수입차 연간 판매 대수는 2018년 26만705대에서 2019년 24만4780대로 줄었다가 2020년 27만4859대, 2021년 27만6146대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23만~24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수입차 판매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지속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이다.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차량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가포신항에서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이유로 수입차 업계에서는 특정 옵션을 제외하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시행하고 있다.
BMW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터치스크린 작동 기능을 삭제한 옵션을 내놓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이 아닌 조이셔틀을 이용해 화면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2022년형 GLE 모델은 시트의 메모리 기능이 제외됐다. 다른 일부 모델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를 없앴다.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해 11월부터 쉐보레 콜로라도, 블레이저, 에퀴녹스, 실버라도 등 주요 모델에 열선 시트 기능을 제거하고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에서 조향 장치와 관련한 2개의 부품을 제거했다. 해당 부품 없이도 오토 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안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란 이유 때문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조금 빠지는 옵션이 있으면 새롭게 추가하거나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난 여파는 신차 프로모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수입차는 비교적 비싼 가격 때문에 통상 3월·6월·9월·12월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에는 차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이를 줄이는 추세다. 이는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수익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이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마이너스 옵션과 신차 프로모션 축소 전략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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