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리나라 대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2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내수 정책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의 높은 비중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78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3월 전체 반도체 수출액의 증가율은 20%를 넘어 12개월 연속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반도체 수출액은 105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23.4%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 비중을 보면 중국이 41.6%, 베트남이 12.4%, 대만이 9.1%, 미국이 6.4%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또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개월 연속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4월부터는 11개월 연속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2월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2월보다 16.1% 증가한 13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가 32.5%,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17.4% 각각 늘었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하지만 최근 10년 새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주요 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파악돼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5년 기준 중국의 20대 수입국 중 G5(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한국, 대만, 아세안 6개국(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의 2012년~2016년 대비 2017년~2021년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점유율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한국의 점유율은 2012년~2016년 9.8%에서 2017년~2021년 8.8%로 1.0%포인트 줄었고, 중국과 패권 경쟁 중인 미국도 1.0%포인트 줄었다. 반대로 아세안 6개국과 대만의 점유율은 각각 2.5%포인트, 0.8%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12년~2016년 8.8%에서 2017년~2021년 6.8%로 2.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한국 품목 중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은 25.8%에 달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중국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고도화와 내수 중심 성장 정책은 2016년 이후 한국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수입 구조가 고부가가치 중간재, 소비재 제품 위주로 재편되는 만큼 한국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기업은 반도체 이외에 고부가가치 철강재, 정밀화학 제품 등 고부가 대 중국 전략 수출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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