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정 현엔 대표 붕괴사고 공식사과…"조치에 최선"
2025-02-28 13:47:36 2025-02-28 16:38:28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붕괴사고와 관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 대표는 28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언론·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피해자를 지원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28일 오전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관련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주우정 대표는 이 날 브리핑에서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인적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 가구당 300만원 생계비 지급…사고 원인 "아직 파악 중"
 
주 대표는 "공사 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이어 "장례 절차 등 유가족을 위한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산재보험 유족 급여 안내를 비롯해 유가족이 원할 경우 노무사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유가족 심리 상담 지원 등 정신적 충격 완화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부상자들의 경우 빠른 시일 내 쾌유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이후 재활 치료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 아울러 부상자를 대상으로 가구당 300만원의 생계비를 지급할 계획이며 향후 지원금 증액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에 대한 지원 계획도 밝혔습니다. 주 대표는 "사고 현장 인접 가옥 피해를 조사 중이며 이외 불편한 사항들을 확인해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피해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주 대표는 "추후 진행되는 조사와 관련된 사항이라 이 자리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자리는 책임 시공사로서 사죄의 말씀을 드리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습니다. 
 
압수수색 등 사고 조사 과정 "성실히 임할 것"
 
사고는 지난 25일 오전 9시 49분경 경기 안성시 서운명 산평리 260-2번지 일원에서 발생했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은 런칭장비를 이용해 DR거더를 거치하는 구간으로 청용천교 A2~P3런처가 후방으로 이동하던 중 붕괴돼 현장에 있던 10명의 근로자가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사망 4명(한국인 2명, 중국인 2명)과 부상 6명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구성했습니다. 사조위에는 토목구조 전문가인 양은익 강릉원주대학교 교수를 위원장으로 산·학·연 중심의 민간 전문가 등 총 12명이 참여합니다.
 
사고원인 규명까지는 약 두 달이 소요될 예정인 가운데 경찰과 고용당국도 시공 책임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고용부는 28일 관할지청인 경기고용노동지청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경기남부경찰청과 함께 75명을 투입해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28일 오전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열린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관련 미디어 브리핑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주 대표는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협조를 다 하겠다"며 "조사가 종료되면 도로와 주변 시설을 포함해서 할 수 있는 복구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고가 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건설에 사용된 'DR거더' 공법은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의 기술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크레인 공법 대신 런처로 거더를 얹는 공법으로 작업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지형 조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해당 공법은 새만금 ~전주 고속도로와 김포~파주 고속도로 교량 공사 등 최소 150곳이 넘는 건설 현장에 적용된 걸로 파악됐는데요. 따라서 사고 발생 원인이 DR거더 공법이나 기술 상의 문제보다는 책임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관리 감독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도 커보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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