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종인 비대위 때 복당 신청했다 '철회'…드러난 '홍준표 거짓말'
홍준표, 서울시당에 복당 신청 후 철회
비대위서 불허시 1년간 복당 불가…대선 출마 봉쇄
이준석 체제서 복당 성공…"명태균 영향력"
2025-02-28 16:49:53 2025-03-04 09:40:25
홍준표 대구시장이 28일 대구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제65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021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복당을 신청했다가 중간에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퇴임 이후 비로소 복당 신청을 했다"는 홍 시장의 주장은 거짓이었던 것입니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뉴스토마토>에 "김종인한테는 복당 신청 자체를 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홍 시장의 복당 신청 철회는 최종적으로 김종인 비대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제8조5항)에 따르면 당 최고의결기구인 비대위(최고위)에서 복당이 최종 불허될 경우 1년간 다시 복당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당시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복당 불허'는 홍 시장의 대선 도전 자체를 가로막을 수 있었습니다.
 
홍 시장과 김 전 위원장의 악연은 정치권에서 유명합니다. 홍 시장은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김 전 비대위원장을 수사한 검사였습니다. 그간 홍 시장은 "나는 뇌물사범에 놀아나지 않는다"며 "내 복당은 김종인 퇴출 이후 이준석 체제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홍준표 페이스북 화면 캡처)
 
김종인 비대위, 복당 '불허' 시 홍준표 대선 출마 '봉쇄'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홍 시장은 2021년 김종인 비대위(2020년 9월3월∼2021년 4월7일) 체제 때 서울시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당시 지역구는 대구 수성을이었지만, 주거지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이었던 까닭에 서울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도부인 비대위에도 전달되었습니다.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모 인사는 "홍 시장이 서울시당에 복당 신청서를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그간 홍 시장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홍 시장은 지난해 12월19일 "내가 복당 신청한 것은 그해(2021년) 5월10일"이라며 "주호영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고 있을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홍 시장은 2020년 3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 탈락에 반발해 당을 떠났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해 10월21일 페이스북에서도 "권성동·김태호·윤상현 의원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복당 신청해 복당할 때 나는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 퇴임 이후 비로소 복당 신청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홍 시장 주장과 달리, 홍 시장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복당계를 냈고 이후 복당 신청을 자진 철회했습니다. 비대위 의결 과정에서 복당이 최종 불허될 경우 향후 1년간 다시 복당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 규정 제8조 5항은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입당이 불허된 자는 입당 불허 의결일로부터 원칙적으로 1년간 재입당 신청을 할 수 없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당시 대선을 1년여 앞둔 가운데 비대위에서 복당이 최종 불허됐다면, 홍 시장의 20대 대선 도전 자체가 막히는 상황이었습니다. 비대위 기류도 좋지 않았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홍 시장에 대한 앙금이 여전한 가운데 청년 몫으로 김종인 비대위에 합류했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4월12일 공개적인 회의 석상에서 홍 시장의 복당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복당 불허를 염려한 홍 시장은 복당 신청을 철회했고, 이어진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복당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명태균이 이준석한테 영향력을 많이 행사를 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1년 6월29일 당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인뎁스 조사 결과 국민보고 및 미래비전 추진 계획 발표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 "홍준표 복당, 이준석에 명태균 영향력 행사"
 
홍 시장이 2021년 5월10일 복당 신청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한 달 전부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홍 시장의 복당에 적극 찬성 의사를 밝히며 당내 기류 조성에 힘썼습니다. 이 의원은 그해 4월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복당하는 게 옳다"며 홍 시장의 복당에 첫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5월11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문호를 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홍준표 복당에 거듭 찬성했습니다. 급기야 이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복당'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이 의원이 홍 시장의 복당을 적극 찬성하고 나선 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김 의원이 당시 이 의원에게 '왜 홍 시장을 복당시키려 하느냐'고 따져 묻자, 이 의원이 "이야기가 잘 된 게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게 김 의원의 기억입니다. 
 
홍 시장이 국민의힘 복당을 위해 명태균 씨에게 공을 들였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는데요. 명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홍 시장이 아들의 친구인 최모 씨를 통해 명 씨에게 복당을 부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모 씨는 이후 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가상번호로 된 당원 명부를 명 씨에게 건넸다는 의심도 사고 있습니다. 
 
결국 홍 시장은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된 지 14일 만인 2021년 6월24일 복당에 성공합니다. 국민의힘으로 돌아온 홍 시장은 20대 대선에 도전했는데요. 2022년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치열한 싸움을 벌인 끝에 석패했습니다. 같은 해 6월에 열린 대구시장 선거에서 홍 시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돼 무난하게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또 한 번의 대선 도전이 확실시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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