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일반 미분양이 수도권에서 한 달 새 2000가구 이상 늘어나며 7만2000가구대로 증가했습니다.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미분양이 수도권 전반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입주 전인 일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2624가구로 집계됐습니다. 경기 평택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해 경기 지역 미분양(1만5135가구)이 한 달 새 2181가구나 증가했습니다.
증가분은 전부 수도권에서 나왔는데요. 수도권 미분양은 1만9748가구로 전월보다 16.2%가 늘었습니다. 미분양 주택은 경기도가 가장 많고 이어 대구(8742가구), 경북(6913가구), 경남(5203가구) 순이었습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6.5% 증가한 2만2872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악성 미분양 가구는 2023년 8월부터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월 늘어난 악성 미분양의 85.9%는 지방에서 발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401가구, 부산 382가구, 경남 257가구 등으로 증가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지방 미분양 매입과 함께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조속히 출시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업계가 요구해 온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혜택이 빠졌기 때문인데요.
대구 중구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 아파트. (사진=뉴시스)
건설사 줄도산 위기 고조…각종 지표 부진
이런 상황에서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올해 들어서만 중소·중견 건설사 4곳이 법정관리를 선택하면서 줄도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공사 미수금, 책임준공 채무인수, 미분양 폭증 등 악재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부도·파산하는 업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 지표 역시 부진합니다. 1월 주택 인허가는 2만2452가구로 1년 전 대비 13.0% 줄었습니다. 수도권 인허가가 37.9% 늘었지만, 지방에서 50.7%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주택 착공은 1만178가구로 55.7% 감소했습니다. 1월 분양도 744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6.2% 감소했습니다.
1월 매매량은 3만8322건으로, 지난해 9월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맞물리며 전월보다 16.5% 감소했습니다.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는 1월5307가구로 전월 대비로 6개월 연속 줄었는데요. 이중 아파트 거래가 3233건으로 전월(3656건)보다 11.6% 감소했습니다.
지방 아파트에서는 분양권 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저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까지 나왔는데요. 힐스테이트대구역퍼스트1차 아파트는 최근 1억3000만원의 마피 매물이 나왔습니다. 올해 7월 입주를 앞둔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4차 전용 84㎡ 분양권은 최고 7000만원까지 마피가 붙었습니다. 올해 3월 입주 예정인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유보라더크레스트도 7000만원의 마피 매물이 나왔습니다. 경기 고양 풍동2지구에 위치한 더샵데이앤뷰에서는 마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강남3구의 부동산 시장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이후 들썩이고 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지난달 13일 40억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가보다 5억원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성수동) 등 정비사업 구역에서도 연일 신고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현대2차 전용 196.84㎡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89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압구정 3구역내 전용 84㎡는 50억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금 혜택뿐 아니라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방이 무너지면서 지방이나 수도권 자산가들이 강남으로 쏠리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지방을 살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지방대학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의 입장이 각각 달라 수요자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 전반적으로 지역 산업의 구조적인 면이 변하지 않는 이상 대책이 나오더라도 한계가 있다"면서 "세금적인 부분들이 과하다 보니 강남권 등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을 심화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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