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유용부터 언론 유착까지…내홍 정점에 '이준석'
'전직 대표' 허은아 연이은 폭로…당권 '경쟁' 이후 의혹 봇물
2025-02-28 06:00:00 2025-02-28 09:16:29
[뉴스토마토 박주용·차철우·이효진 기자] 심리적 분당 사태로 치닫고 있는 개혁신당 내홍의 정점에는 이준석 의원이 있습니다. 개혁신당 초대 당대표인 이 의원은 당의 실질적 대주주입니다. 그의 이름 석 자는 개혁신당 갈등 때마다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의 김철근 사무총장 해임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1억4000만원 규모의 비교섭단체 지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부터 특정 언론사와의 유착까지, 이 의원은 전방위로 얽혀있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4억 사적유용' 의혹…허은아에 보고서 '0건'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개혁신당은 지난해 12월 말 당의 정책지원금 명목으로 9221만원을 연구자 14명에게 지급했습니다. 이중 당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개혁연구원 예산으로 5500만을 지난달 ㈜엠아이컨설팅(민컨설팅 법인명)에 지출된 것을 취재 과정에서 밝혀냈습니다. 
 
이중 개혁연구원에서 민컨설팅에 지급한 5500만원은 공개입찰 공지와 허은아 전 대표의 승인 없이 이뤄졌습니다. 개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5000만원 이상 지출에 대해선 공개경쟁 입찰을 거치게 돼 있지만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개혁연구원 원장은 이준석 의원이었습니다. 이사장은 허 전 대표였는데요. 허 전 대표에 보고나 공개경쟁 입찰을 거치치 않아 사적으로 예산을 유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아울러 당 정책지원금 명목으로 사용된 9221만원 지급 과정도 문제가 있습니다. 14명의 연구자에 관해선 허 전 대표에게 보고가 됐지만, 연구 성과물은 단 한건의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1억4000만원의 정책지원금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선 "공개 입찰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비롯한 복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버스킹거리에서 정치현안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언유착'부터 '일감 몰아주기'…쏟아지는 의혹 
 
허 전 대표는 이 의원이 '김현정 뉴스쇼'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그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과 허 전 대표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당시 이 의원과 이 의원 측 관계자들이 지난 2023년 10월24일에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한 겁니다. 
 
해당 대화방에서 이 의원은 실무진에 "이거 돌리자, 윤석열 신당보다 세다고"라며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하라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이어 "오늘 김현정(의 뉴스쇼)에 조정훈 나와서 이준석 신당 드립(헛소리)칠 테니 개소리 못 하게 제작진에 넣어줘라, 저거(여론조사 결과)"라고 전했습니다. 
 
당시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지금 여론조사 결과 하나를 밖에서 써줬는데 지금 막 나온 여론조사"라고 소개했습니다. 당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진행자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현재 이 의원과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는 '방송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관련해 '김현정의 뉴스쇼' 측은 "유감을 표한다"며 "음해하고 폄훼하는 시도"라고 반박했습니다. 
 
개혁신당 홈페이지 운영비 1100만원이 부당하게 지출됐다는 의혹에도 이 의원이 껴있습니다. 허 전 대표 측은 "당 홈페이지 유지비는 월 1100만원대가 지출됐었고 김 전 사무총장의 면직 이후에서야 겨우 500만원대로 줄였다"며 "다른 업체 견적에서 월 유지비는 많아도 40만원이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매달 1100만원가량 지출되는 유지비를 받는 업체의 대표가 이 의원의 특수관계인으로, 이 의원이 현재까지 1억5000만에 달하는 횡령·배임(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주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 의원은 "개발한 업체에 있는 분이 개혁신당 당원"이라며 "당을 좋아해서 (비용을) 싸게 해줘서 거꾸로 업체에서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다"고 전했습니다. 
 
개혁신당 정치 캠페인 현수막에 관해서도 이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지난해 8월 당 차원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총장의 '지인'이 소속돼 있는 업체가 현수막 제작을 맡았습니다. 이 업체는 '유령업체'로, 온라인 쇼핑몰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김 사무총장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 관계'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김 사무총장과 A씨는 같은 '강서구 호남향우회'에도 소속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총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동하 개혁신당 사무처장도 A씨와 과거부터 인연을 맺어온 인물입니다. A씨는 김 사무총장이 과거 국민의힘 소속으로 강서병당협위원장을 시절에도 현수막 제작을 맡았을 만큼 인연이 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차철우·이효진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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