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둘러싸고 극한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이 끝내 '행동 대 행동'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친명(친이재명)계가 연일 정면충돌하면서 양측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당 안팎에선 당권파와 친명계가 본격적인 치킨게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 대표, '전 당원 여조' 제안…박홍근 "수용 불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주권주의'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통과로) 당원주권정당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며 "당원들의 빛나는 집단지성은 당의 역량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1인1표제를 공약한 바 있습니다.
앞서 1인1표제는 정족수 미달로 한 차례 부결됐는데요. 정 대표는 약 두 달 만인 지난 3일 중앙위원회 표결을 강행했습니다. 투표 결과 중앙위원 590명 중 515명이 투표해 찬성 312명, 반대 203명으로 가결됐습니다. 그는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1인1표제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에 대해선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제안하고 있다"며 "토론회를 통해 경청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며 정면돌파에 나섰습니다.
정 대표의 발언 직후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 밀어주기를 할 시간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합당 논의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 이재명정부의 성과를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혁신당만이 아니라 소나무당까지 합친 '진짜 합당'을 지방선거 압승 이후에 추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현역 의원의 반발도 잇따랐는데요. 4선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 대표가 제안한 전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 반기를 들었습니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가 논의를 정리하지 않은 채 전 당원 투표를 강행하는 선택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정 대표가) 당원 다수의 우려를 외면하고 합당을 밀어붙이면 보이콧을 포함한 조직적인 '반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명선 최고위원의 발언에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선·재선 반대 기류…직접 만나 의견 '수렴'
민주당 재선 의원 모임 '더민재'는 격화하는 민주당의 갈등 상황에 지도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강준현 의원(더민재 대표)은 이날 간담회 이후 기자와 만나 "지도부의 (합당)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며 "당내 논의 기구를 만들어 (합당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더민재는 합당의 찬반을 두고 입장이 엇갈려 추가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오는 10일 당내 재선 의원과 간담회에 나서며 설득에 나설 예정입니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지난 2일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상당수 소속 의원들이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 대표는 5일 더민초와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애초 이번 만남은 생중계가 예정돼 있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합당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었는데요. 원조 친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지금은 조국혁신당과 합당할 적기"라며 "이 대통령이 해왔던 여러 가지 발언과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했을 때 합당과 통합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원외에선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가 합당에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송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최고위원께서 조국혁신당뿐만 아니라 소나무당 역시 합당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취지에 공감하며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