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제안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안을 로스쿨협의회(이사장 오수근)가 사실상 거부했다.
로스쿨협의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의 통화에서 "서울변호사회 측 공문을 접수했지만 정식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4일 밝혔다.
로스쿨협의회는 오는 12일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회의를 열고 지난 6년간의 현안을 점검할 계획이지만 서울변호사회에서 제안한 내용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로스쿨원장들은 일단 채널이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서울변호사회가 지방변호사회로서는 가장 많은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를 제치고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스쿨협의회 관계자는 "로스쿨협의회는 25개 로스쿨의 협의체이다. 실무기구 설립이나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선 제안 등은 변호사들의 대표기관이고, 산하에 로스쿨평가위원회를 두고 있는 변협으로 일원화 하는 것이 절차적으로도 맞다"고 말했다.
로스쿨원장들은 이와 함께 사전 논의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나온 제안이라며 내심 불편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관계자는 "서울변호사회의 이번 공개 제안도 사전에 로스쿨원장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나온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변호사회가 제안한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로스쿨원장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실무교원의 경우 2012년 로스쿨평가위원회 조사 결과 로스쿨 평균 42.3%에 달하고 여기에 판·검사와 경찰 등 외부 강사진을 더하면 이미 50% 수준으로, 법정 실무교원 확보율을 두 배 이상 상회한다는 것이 로스쿨협의회측 설명이다.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면접비율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로스쿨협의회 관계자는 "입학전형 기준은 법에 정해져 있다. 로스쿨별로 특성에 맞게 법에 따라 투명하게 잘 시행하고 있다"며 "절차적으로도 1년 전 예고를 해야 하고 이미 입학한 로스쿨생들과의 상관성 문제도 있다. 아무런 연구 없이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6개월 의무적 실무연수에 관해서도 "로스쿨 제도를 만들 때 당시 법조인들이 주장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부 실무연수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은 변호사 단체에서 개선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문제를 포함해 로스쿨대 비로스쿨대의 상생방안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산적해있다"며 "모든 제도는 시간이 가면서 단단해지는 것이다. 로스쿨의 입장도 고려해줘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변호사회는 지난 1일 로스쿨협의회에 로스쿨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로스쿨협의회에 제안하고 ▲로스쿨 입학절차 면접비중 축소 ▲실무가 출신 교수진 법정 최소화 비율 현 20%에서 50%까지 확대 ▲변호사시험 합격자 6개월 실무수습 폐지 ▲변호사시험 합격자 교육 프로그램 도입 ▲변호사시험 전면 자격시험화 등 5가지를 논의과제로 제시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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