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ICT 파트너·AI 센터장 역임…공공 자문도 활발
소버린 AI, 데이터 제도 실용적 개선이 열쇠
2025-08-04 06:00:00 2025-08-0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최근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소버린 AI(AI 주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로 AI 기본법을 제정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입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세종에는 AI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AI 센터가 있다. 그중에서도 장준영 세종 변호사는 ICT그룹 파트너변호사와 AI 센터장을 역임하며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LG텔레콤 변호사, 쿠팡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CPO)를 비롯해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6년간 일하며 전파·방송·통신 등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그는 ICT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IB토마토>는 장 변호사를 만나 우리나라가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법률 지원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장 변호사는 AI 소버린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AI 인프라를 갖추고 인재를 육성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제도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도록 실용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AI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거쳐 현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개인정보보호법학회 부회장 △방송통신위원회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보호 민관협의회 위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자체평가위원 등을 맡으며 통합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세종)
 
다음은 장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법무법인 세종에서 맡고 있는 업무와 분야 소개 부탁드린다
△ICT 그룹에서 방송통신(TMT), 개인정보·데이터, AI를 포함한 신기술 사업 등 ICT와 관련된 자문과 송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테크놀로지·미디어·통신(TMT) 팀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현재 AI 센터 센터장도 맡고 있다. 
 
-ICT 분야에서 굵직한 이력이 많으시다. 실제 기업에서 일하신 경험이 변호사 자문 업무와 어떤 시너지가 나시는지?
△기업 입장에서 왜 법률 조언을 요청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 더 도움이 되는 자문을 해드릴 수 있다. ICT 기업에서 어떤 프로세스로 업무가 진행되는지 실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객이 어떤 부분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에 대하여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도와드릴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ICT 분야 자문과 송무 업무를 맡으셨다. 최근 들어 ICT 기업에서 가장 많이 자문이 필요 이슈가 있는지?
△과거에는 특정 법률 조문의 해석이라든지 규제기관의 처분 과정에서 법률적 의견을 제공하는 것이 변호사의 주된 업무였다. 최근에는 이미 내부 역량을 잘 갖춘 ICT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단순 법률적 자문, 송무 대응을 넘어서서 신규 사업 설계 등 사업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산업 정책적, 전략적 관점에서의 자문을 제공한다. 이에 자문, PR/정부 대응(GR) 관점에서의 자문 등 종합적인 컨설팅 능력이 요구되는 업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제품·서비스 분야 외에도 조직 내외부적 여러 환경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수적일 텐데, 가장 중요한 것은 AI로 인해 발생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한다. 저희 AI 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제공하고 있는 ‘맞춤형 AI 거버넌스 구축’ 컨설팅 역시 이러한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사전에 체계적으로 점검, 개선할 수 있는 장치(Tool)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ICT 리스크 관리에 일가견이 있으신데 정보보호·보안 이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유의할 점이 있다면?
△컴플라이언스를 비롯한 맞춤형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 부서는 사후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부서라면,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사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법 활동을 하는 부서다. 보안 이슈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사전적 보호활동에 보다 많은 리소스(자원)을 투입하여야 한다. 보안 사고는 특히 개인정보가 유출될 시 전파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해킹 사고의 경우 기업들이 100% 막기는 어렵다. 다만, 사고가 일어났다면 신속한 원인 분석과 함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빠르게 막고 조치하는 게 중요하다. 신속한 침해 행위 중지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은 제재를 감경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정부에서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100조원을 투자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소버린 AI’를 확립하려면 어떤 제도적·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소버린 AI는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기반요소(컴퓨팅인프라·데이터·인재)에 대해 자주권(sovereignty)을 극대화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월드 베스트 LLM(WBL)’ 지금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독도는 누구 땅인가요?’라는 질문에 분쟁 지역이라는 답변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제대로 된 내용들이 반영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해서 시작됐다. 
AI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면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등 컴퓨팅인프라는 상당한 시간, 재원 투입이 필요하다. AI 인재의 경우에도 꾸준한 시간, 재원 등을 투입해야 하지만, 데이터의 경우 ‘규제 개혁’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역이다. AI는 데이터가 그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이기도 한 만큼 데이터 생성, 활용, 유통에 대한 제도의 개선 방안이 보다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실용적 관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특히 개인정보와 저작권 문제가 있는데 AI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관점이 정해지면 빠른 시간 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세종)
 
-최근 포럼에서 AI 기업의 자율적 안전성 확보 노력을 강조하신 것으로 안다. AI 기본법에서 보완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시는지? 
△AI 기본법이 올해 1월 국회에서 통과돼서 내년 1월부터 시행이 되는데 법률가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진흥에 방점을 둔 법안이라고 본다. 국가 AI 정책이 명백히 정립되었다는 점에서 기업들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최소화되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규율 논의는 활발한데, 공통적으로 자국의 ‘글로벌 AI 기술 패권’ 확보와 기술 자체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신뢰성 확보’ 라는 두 가치의 균형점을 잡기 위해 각 나라마다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AI 강국 1위·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세부 법안은 있지만 AI 법안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처럼 가장 훌륭한 규제는 ‘자율규제’라는 얘기도 있듯이, 국가적 차원의 AI 제도라는 운동장에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최대한 마련되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AI 기본법에 따르면 신고나 민원 접수만으로 AI 서비스에 대한 사실조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던데? 
△그런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과기정통부에서도 신고 내용을 따져볼 것이다. 신고 내용 자체가 말도 안 되면 아예 조사 요건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 법적으로 보면 과징금 같은 센 규제는 없지만 중요한 의무 조항을 위반했을 때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제일 낮은 수준의 행정 제재를 가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최소한의 조사는 필요할 것이다. 결국 추후 시행령에 이런 기업들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절차적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가 1차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ICT 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가 있다면? 
△최근 ICT 업계의 이슈는 단연코 AI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대 들어서 클라우드 발전법이 제정됐고, 메타버스 기술이 나오자 지난해에는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신기술이 나오면 그 영역과 영향력이 다소 제한적이었지만, AI는 최근 모든 영역에 다 침투하고 있다. 
때문에 AI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아는 AI 서비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I 생태계 내 다양한 ICT 구성요소들에 대한 제도적,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에너지, NPU 등 칩과 같은 인프라 영역, 데이터 및 AI 인재 영역에서의 기본적 노력 등이 있다. 이외에도 AI 구현을 위한 네트워크기술(6G, 오픈RAN),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보안성·신뢰성 확보기술 등 다양한 AI 구성요소에 대해서도 상호 통합 연계가 필요하다. 
 
-올해 세종에서 이루시고자 하는 향후 계획 및 목표가 있으시다면?
△법인의 지속적이면서 비약적인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AI 센터는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법제도·기술·보안 등에 대한 토탈 컨설팅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간 스타트업에 무료 자문을 제공하거나 공공 영역에서 활동이나 기여를 요청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앞으로도 국가 AI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공 영역에도 다양한 기여를 할 계획이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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