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세종시와 혁신도시가 기러기아빠들의 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 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신영수 의원(한나라)은 26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식약청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사 이전에 따른 주거실태' 전수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41%의 직원이 혼자 이주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일~20일까지 실제 이전이 완료된 공공기관 중 가장 큰 규모인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식품의약품안전청 전 직원(응답자 104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가족 모두 이주했거나 이주할 계획인 직원은 24%에 불과했으며 41%의 직원이 혼자 이주해 생활하고 있다.
응답자 중 가족을 포함해 현지로 이주했거나 이주 예정인 직원은 각각 224명(21.93%), 22명(2.15%)에 불과했다.
본인만 단독 이주했거나 이주 예정인 직원은 각각 392명(38.39%), 26명(2.54%) 이었으며,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통근을 한다는 답변도 357명(34.96%)이나 됐다.
통근 직원의 경우 공공기관 업무 특성상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잦아 출퇴근에 큰 불편을 느낄 수 있어 잠재적으로 단독 이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주 직원들은 이 같은 출퇴근 변화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청사 이후 느끼는 불편함에 대한 질문에 579명(38.34%)이 '교통비 부담과 시간' 때문에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어 '서울인맥과의 단절' 526명(34.83%), '가족공동체 해체' 298명(19.73%) 등 가족 및 대인관계 단절(총 824명)을 걱정거리로 생각하고 있었다. 칼퇴근으로 인한 업무공백(107명·7.08%)이 걱정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독려하기 위해 절실한 제도적 보완책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직원들이 '육아 및 주거복지시설 지원'(574명·55.03%)이라고 답변했다.
'맞벌이 부부근무지 조정'160명(15.34%), '기존주택 처분에 대한 세제혜택' 142명(13.61%) 등 순이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올 3월 국무총리실에서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는 가족단위이주가 46%, 단독이주가 40.6% 였다. 하지만 식약청의 사례와 같이 실제 혁신도시와 세종시의 이주인원은 정부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 의원은 "이번 실태조사는 종전과 달리 기관 이전 후 실시한 최초 조사라는 점에서 앞으로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성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결과로 미뤄볼때 세종시는 '기러기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또 "이는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심각한 장애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가족이주 예측치를 바탕으로 공급하고 있는 주택 분양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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