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김건희 특검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 국민의힘과 통일교 유착 의혹의 핵심 고리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3일 이전에 기소할 방침입니다.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기한 만료가 임박한 만큼 추석 전 기소를 마무리하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주요 피의자들이 기소하고 나면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김건희씨에 관한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직 통일교 간부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9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2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구속 피의자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오전 10시부터 소환조사 중"이라며 "같은 사건 관련 구속 피의자인 권성동 의원을 오후 2시부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검은 다음 달 3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권 의원과 김 전 부장검사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잇달아 기소할 예정입니다. 권 의원은 지난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김 전 부장검사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지난 18일 구속됐습니다. 이들의 구속기한(20일)이 다음 달 4일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되기 때문에 특검은 늦어도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내달 2일 전엔 이들을 구속기소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특검보는 이날 "구속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만약 연휴 중에 구속기한이 끝나게 되면, 통상적으로 연휴 직전이라도 (기소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1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지원 등 현안 청탁과 함께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김 전 검사는 김건희씨 측에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네며 22대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습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안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도 추석 전에는 기소될 전망입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은 2017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일대로 계획됐는데, 2023년엔 양평군 강서면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강서면엔 김씨 일가의 토지·선산이 있습니다. 이에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선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김씨 일가에 특혜를 주려고 의도적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서기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안 변경 과정에서 용역업체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통일교 유착 등 의혹과 함께 제기된 김건희씨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배우자 신지연 자생바이오 대표도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검에 소환됐습니다. 신 대표는 윤석열씨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 때 동행한 걸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씨 가족과 관련된 의혹에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수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성배씨와 브로커 김모씨를 불렀고,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양평구청 공무원을 소환도 소환했습니다.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배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도 벌였습니다.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배우자는 김건희씨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배용 전 위원장은 김건희씨에게 금거북이를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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