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상이 지난달 23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에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선출됐습니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자민당의 첫 여성 총재인데, 차기 일본 총리가 정해진 수순인 만큼 첫 여성 총리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강경 보수이자 극우 성향인 다카이치 총재가 당선되면서, 한·일 관계에도 험로가 예상됩니다.
4일 치러진 일본 자민당 제29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 총재는 총 185표를 얻어, 156표를 확보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29표 차이로 제쳤습니다.
다카이치 총재는 앞선 1차 투표에서도 183표를 얻어 1위를 기록하며 결선 투표에 진출했습니다. 그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에 비해 국회의원 투표에서 뒤쳐졌지만 당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에서 압도적 표를 확보했습니다.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15일께로 예정된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후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데, 현재는 여소야대 구도입니다. 하지만 야권의 분열에 따라 제1당인 자민당 총재가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번 자민당 선거 과정에서 극우 보수 색채를 희석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아베 신조 전 총리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여자 아베'라는 별칭을 벗지 못했습니다.
그는 특히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온 바 있습니다. 또 최근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에 "장관이 당당하게 나가면 좋지 않은가"라며 "모두가 일본 영토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달 여 만에 이시바 총리와 3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셔틀외교 복원'에 힘을 쏟은 바 있는데요. 다카이치 총재의 등장에 따라 한·일 관계에도 험로가 예상됩니다. '과거는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구한다는 이재명정부의 '투 트랙 실용외교'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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