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세진중공업, 계약부채 감소에 매출 둔화 '경고등'
계약부채 추이 1년 후 매출 반영
선박 기자재 높은 가격에 감소보다 둔화에 무게
LPG선박 신규 수주 급감…수요 회복 불확실
2025-10-01 06:00:00 2025-10-0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4: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선박용 LPG보관 탱크(화물창) 제조사 세진중공업(075580)의 매출 둔화 가능성이 커졌다. 매출 선행지표인 계약부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세진중공업 계약부채는 연중에 낮아지고, 연말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비 계약부채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고, 수주잔고도 줄어드는 추세다. 수주 잔고가 감소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매출 반전 카드로는 화물창 가격의 상승이 꼽힌다.
 
(사진=세진중공업)
 
계약부채와 수주잔고 등 감소 추세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진중공업의 매출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약부채와 수주잔고 등 향후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수준이 과거 대비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계약부채 잔액은 52억원으로 지난해 말(133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보통 계약부채 감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계약부채는 선수금, 계약금 등을 받고 향후 물건을 인도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시점에 계상된다. 계약부채가 줄었다는 것은 향후 매출로 이어지는 물품 액수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진중공업의 계약부채 잔고는 조선산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고점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31억원이었던 계약부채는 올해 상반기 52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진중공업의 계약부채 변동 추이와 매출 방향을 비교하면 방향성이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세진중공업의 수주잔고 변동 패턴을 살펴보면, 연중 감소하다 연말에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 해 신규 수주를 올해 하반기에 따내는 수주 구조로 보인다.
 
보통 화물창 등 기자재 수주 후 매출로 완성되는 시기는 1년에서 1년 반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연도 매출은 직전 연도 계약부채 등의 영향을 받는다. 연간 매출과 계약부채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당해 계약부채 감소가 다음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023년 말 계약부채는 2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은 360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세진중공업의 계약부채는 161억원, 2023년 매출은 3848억원이다.
 
수주잔고 역시 감소 추세다. 수주잔고는 향후 매출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다. 지난해 상반기 2255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1831억원으로 낮아졌다.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신규 수주 성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하면서 올해 신규 수주를 대폭 늘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 1~8월 국내 조선업계의 신규 수주 액수는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LPG 선박 수주 확대 관건
 
세진중공업의 매출 반전 카드로 높은 선박 가격이 꼽힌다. 계약부채, 수주잔고 등 매출과 수익성 선행지표가 낮아지고 있지만, 화물창 하나당 창출할 수 있는 수익성이 높아진다면 매출 둔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높은 선박 가격이 수익성 확대 카드로 꼽힌다.
 
조선사는 보통 기자재 가격 등을 선박 가격에 반영해 수주를 따낸다. 현재 높은 선박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화물창 등 기자재 가격도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선박 가격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세진중공업도 화물창 1개당 매출은 과거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규 LPG선박 수주 물량이 늘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대형 LPG선박 발주로 수주 잔고가 늘었으나,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의 신규 LPG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72%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주요 대형 조선소의 올해 상반기 LPG선박 수주 잔고는 지난해 상반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중대형 조선소들이 신규 선박 수주 목표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올해 신규 목표치의 50~60%밖에 못 채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신규 수주가 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방산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등에서 방산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아울러 조선소들이 자체 탱크 제작 자회사를 꾸리고 있는 점도 변수다. 한화오션은 한화오션에코텍을 통해 LPG화물창을 생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올해 상반기 베트남 내 LPG선 탱크 제조사 두산 비나를 2900억원에 인수했다. 남은 LPG선박 등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LPG화물창을 제조하는 세진중공업의 수주 등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IB토마토>는 세진중공업 측에 향후 수주 계획 등을 질문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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