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재난급 참사에도 '장외투쟁'…색깔론 앞세워 '극우 본색'
어김없이 등장한 '윤 어게인'…극우화 우려도
장동혁, 때 아닌 이념 전쟁…지지층 결집 호소
2025-09-28 17:28:56 2025-09-28 17:28:56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일어난 재난급 참사에도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을 강행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윤 어게인"과 "이재명 독재"를 외쳤습니다. 6.25 전쟁까지 소환한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정부를 독일 히틀러와 베네수엘라에 빗대며 지지층의 결집을 당부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8번 출구 부근에서 열린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힘 사라지면 독재 열려"
 
28일 국민의힘이 서울 중구 시청역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사법파괴·입법독재 국민규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시청역 8번 출구 맞은편부터 숭례문 방면으로 300m가량 4개 차선에 지지자들이 가득 찼습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추산 15만 명이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장 대표는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제거하고 독재의 마지막 문을 열려 한다"라며 "국민의힘이 사라지면 독재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6.25 전쟁을 언급하며 색깔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장 대표는 "9월28일은 북한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된 지 3개월 만에 서울을 되찾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어떤 공포가 오더라도,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우린 싸워 이겨야 한다.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조직법 개편과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저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독일 히틀러도 결과적으로 특검법과 대법원 장악으로 총통이 됐다. 남미 베네수엘라도 대법원이 무너지며 독재하게 됐다"며 "사법부의 독립이 무너지는 순간 대한민국은 그대로 망할 수밖에 없고 독재가 시작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해당 화재로 정부24, 국민신문고 등 대국민 서비스를 비롯해 647개 행정 전산 시스템이 마비됐습니다. 여당은 재난 극복을 위해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합 합법적 의사방해)를 요청했으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더 센 대여 공세를 예고했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장외집회에서 "국외에서 계속 필리버스터를 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정부조직법을 마음대로 뜯어고쳐서 대한민국 기본 질서를 망가뜨리려 해서"라며 "자기들이 범죄를 저지르다 보니 범죄자 편한 세상 만들려고 검찰청 해체하는데, 이거 함께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28일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열린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YOON AGAIN(다시 윤석열)' 슬로건을 든 지지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곳곳 'YOON AGAIN(다시 윤석열)'
 
이날도 어김없이 윤 어게인이 등장했습니다. 'YOON AGAIN(다시 윤석열)', 'MAKE KOREA GREAT AGAIN(한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적힌 깃발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얼굴 사진과 함께 '멸공'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설치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사전에 집회 성격에 맞지 않는 피켓 사용을 자제했지만, 현장에서 별도의 제지는 없었습니다. "윤 어게인"을 소리치던 군중 사이에선 "민주당에 끌려다닐 바엔 해체하라"는 외침까지 나왔습니다.
 
'ONLY YOON(오직 윤석열)'이 적힌 상의를 착용한 60대 여성은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오고 정권을 되찾고, 다시 정상화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집회 참석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나라가 엉망인데 이재명을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최근 사망한 미국의 극우 운동가 찰리 커크의 이름이 적힌 검은 상의를 입은 50대 여성은 "장동혁한테 물어봐라. 왜 윤 어게인을 (공개적으로) 안 하는지"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면서 "싸우지 않는 사람들은 다 (국민의힘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당의 극우화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60대 남성 지지자는 "윤석열은 싫다. 요 며칠 밖에서 규탄하면서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시선이 좋지 않은 것도 안다"면서도 "지금 국민의힘이 아니면 이재명을 저지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강성 지지층 밖에서 본 시선은 차갑습니다. 자신을 중도라고 소개한 30대 남성은 "지나가다가 사람이 많아 구경 중이었다. 윤 어게인 말만 들었지, 직접 본 건 처음"이라며 "탄핵당한 대통령을 아직도 얘기하는 건 시대를 전혀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