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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엔진(082740)이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질적 성장'의 기로에 올라섰다. 수년간 변동성이 컸던 선박엔진 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수익성이 높은 이중연료(D/F) 엔진 수주 비중이 급증하면서 전사 수익구조가 한층 견고해졌다. 여기에 전방 조선업 호황이 더해지며 수주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고, 이로 인한 선수금 유입과 납품단가 상승은 영업현금흐름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직결됐다. 한화엔진은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고부가가치 중심의 수주 체질 개선과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확충까지 꾀하며 지속성장 기반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사진=한화엔진)
1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지난해 매출 1조202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7%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 역시 6.0%로 전년 대비 5.0%포인트 상승했다. AM(After Market)사업부문이 양호한 실적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과거 변동성을 보였던 선박엔진 부문이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3%를 시현하며 흑자전환해 전사적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전방 조선업황 개선도 한화엔진의 선박엔진 수요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기말 수주잔고가 2021년 말 1.1조원에서 2022년 2.1조원, 2023년 2.5조원, 지난해 3.3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컨테이너선과 LNG선 선가가 2021~2024년 연평균 약 8%씩 빠르게 상승하면서 선박엔진 단가 역시 전방 신조선가에 일부 후행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저가 수주 물량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고가 수주 물량이 증가해 잔고 구성이 질적으로 개선됐다. 한화엔진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 중 2021년에 수주한 물량은 전량 소진됐으며 2022년 잔여 수주물량은 16.1% 수준이다. 수익성이 높은 D/F엔진이 지난해 말 수주잔고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어 제품 구성 측면에서 수주의 질도 개선됐다.
엔진 납품 물량 증가와 납품단가 상승은 한화엔진의 영업현금창출력 제고로 이어졌다. 지난해 총영업현금흐름(OCF)이 329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또 수주잔고가 확충되면서 대규모 선수금 유입으로 운전자본부담이 완화돼 545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에도 359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다.
확대된 현금흐름을 통해 한화엔진의 차입금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지난해 한화그룹 편입 과정에서 유상증자(876억원)와 에어인천 지분 매각대금(355억원) 유입으로 자본이 확충돼 재무구조가 개선됐으며 순현금기조로 전환됐다.
(사진=한국기업평가)
한화엔진은 2022~2024년 수주잔고 확충으로 선수금이 대거 유입되며 운전자본부담이 완화됐지만 향후 이들 신규수주 프로젝트의 제작이 본격화되며 운전자본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 회사는 증가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D/F엔진 설비와 크레인 등 800억원 규모의 생선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D/F엔진은 기존 단일연료 엔진 대비 복잡한 연료공급시스템 및 정밀한 조립과정을 필요로 하고 시운전 기간이 길어 더 긴 엔진 제작 공기가 필요하다. 이에 회사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D/F엔진 병용설비 및 메탄올엔진 설비를 일부 증설했으며 향후에도 유지보수 등 경상투자 금액을 포함해 3년간 1600억원 가량의 설비투자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다만 한기평은 한화엔진이 이 같은 설비투자 등 대규모 자금소요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정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화엔진은 엔진사업부문 수익성이 개선 추세에 있어 자체 영업창출현금으로 대부분의 자금소요에 대응하며 추가적인 차입조달을 최소화하고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D/F엔진 설비 확장이 완료될 경우 시운전 병목 해소로 인도물량이 증가하며 추가적인 외형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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