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온시스템, 대규모 투자 마무리…수익성 회복 '과제'
관세·높은 원가율 등 수익성 직격탄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 시작
현금흐름 정상화 시험대 올라
2025-07-07 06:00:00 2025-07-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일 17: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온시스템(018880)이 수년간 이어온 대규모 설비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그동안 북미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겨냥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왔지만,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증가로 인해 재무부담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체질 개선과 내실 다지기로 무게 중심을 옮긴 모습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현금흐름 악화와 과중한 이자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재무부담이 누적된 상태인 만큼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하고 차입 부담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온시스템)
 
1분기 영업이익 67.7% 감소…수익성 감소세 ‘뚜렷’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조617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46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1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653억원 대비 6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줄어든 것은 매출원가와 판관비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수익성 악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영업이익 95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영업이익인 2836억원 대비 66.3% 감소한 수치다. 1년 만에 영업이익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수익성 감소 원인 중 하나로는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가 꼽힌다. 특히 미국이 최근 자동차부품과 원자재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1분기 동안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로만 4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거래가 활발한 한온시스템으로선 관세 인상분이 고스란히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관세 영향 등 외부 시장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토로했다. 다만 그는 “최대주주 변동 이후 운영 효율화와 구조조정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체질 개선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까지 이어온 공격적인 투자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회사는 미국 테네시주 등지에 신규 생산설비를 구축했으며, 이에 따라 2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출했다. 전동화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지만, 그만큼 재무적 부담도 뒤따랐다.
 
잇따른 투자로 인해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사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18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도 –322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이러한 흐름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지출이 더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한온시스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693억원이었지만, 투자활동으로 지출한 금액은 7327억원에 달했다.
 
 
끌어다 쓴 차입금 4조원 넘어…“당분간 투자 없다”
 
이처럼 구조적인 현금흐름 적자를 메우기 위해 회사는 외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은 재무활동현금흐름을 통해 6506억원을 조달했는데, 이는 대부분 차입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차입 확대는 결국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회사는 올 1분기에만 594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지출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211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익을 내도 이자비용으로 대부분 소진되는 셈이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차입금 및 회사채’ 항목에 따르면, 리스부채를 제외한 은행 차입금과 회사채는 각각 2조2567억원, 1조8206억원으로, 총 4조7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막대한 차입 구조는 향후 금리 인상이나 자금시장 불안 등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재무구조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온시스템 측은 더 이상의 대규모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테네시 공장 설립을 포함한 주요 투자는 이미 일단락됐다”며 “앞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회복에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업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하고, 외부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재무구조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까지 투자를 이어온 미국 테네시주 공장도 올 초 준공을 완료하고 현대차(005380)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함께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는 해당 공장 가동을 통해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함으로써 투자금 회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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