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면담 요청한 이복현, 윤 석방 직후 돌연 취소
정무위 소속 민주 의원 10명 금감원 찾아 "삼부토건 뭉개지 마"
2025-03-10 16:03:53 2025-03-10 16:31:10
[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먼저 면담을 요청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윤석열씨 석방 직후 돌연 약속을 취소했습니다. 이 원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을 항의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도 다른 일정을 이유로 만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10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제가 법사위에 있다가 정무위로 와서 이복현 원장이 얼굴 좀 보자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면서 "그런데 제 보좌관을 통해서 지난주 (윤 대통령) 구속이 취소되고 나서 (약속을 취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으나, 윤씨가 법원 결정으로 구속이 취소된 직후 보좌관을 통해 면담을 취소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원장은 또 이날 오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을 항의 방문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이 원장은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전통시장 소비촉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자리를 비웠습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복현 원장은 오늘도 없다"면서 "정무위원들이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관련해 국민적 관심 사항을 묻고자 방문했는데 설명 없이 자리를 비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승원 의원도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이라면서 "이 원장이 국민 앞에서 떳떳하게 해명을 하고 설명을 드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큰 짐이 될 것이란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의원과의 면담이 취소된 데 대해 "두 분이 개인적으로 연락한 부분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 오전에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금감원에 방문한다고 하니 취소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다만 오전에는 기존에 정해진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만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금감원이 강제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조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강준현 의원은 "삼부토건 이상 거래 원인이 무엇인지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사람들이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금감원은 강제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수사권이 있는 금융위, 검찰로 이첩해서 관련자들의 휴대폰, 컴퓨터를 압수해야 하는데 금감원이 이 부분에서 왜 손을 놓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정 의원은 "110억원의 시세차익을 나중에라도 환수하기 위해선 계좌 동결 등 법적 조치가 필요해 강제 수사가 시급하다"며 "지금의 금감원은 이 사안을 모면하려고 하는 것으로만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면서 1000원대였던 주가가 같은 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만나 재건 사업을 논의했던 시기와 겹친다며 의혹이 일었습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해병대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올린 후 삼부토건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한 점을 꼬집어 그간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해오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현재 삼부토건 사건과 관련해 200개가 넘는 계좌를 조사해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전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준현 간사 등 국회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관련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항의 방문하여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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