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 대신 '지민비조'…이재명 딜레마
민주당-민주연합과 통합 선대위 열고 '집중 선택론' 세몰이
조국혁신당 선전에 '자력 151석' 내건 민주당 위기감 커져
이재명도 견제구…'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 등에 내부 경계령
2024-03-20 17:33:23 2024-03-20 18:59:38
[뉴스토마토 최병호, 인천=신태현 기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을 3주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몰빵론'(민주당 집중선택론)이냐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선택, 비례정당은 조국혁신당 선택)이냐의 갈림길입니다. 자력으로 '151석 달성'을 목표로 내건 민주당 입장에선 총선 뒤 정국 상황을 고려할 때 몰빵론이 더 유리합니다. 다만 현재 비례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보다 조국혁신당이 더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 대표로선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다만 지민비조가 현실화될 경우 포스트 총선 정국에서 차기 대권 경쟁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불가피합니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더 뚜렷해진 지민비조…민주당-민주연합 첫 통합 선대위
 
민주당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연합과 함께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양당이 함께 선대위 회의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인 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과 민주연합이 처음으로 함께 자리를 했는데, 국민만 보고 함께 손 잡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영덕 민주연합 공동대표도 "더불어 가면 승리하고 더불어를 선택하면 행복이 3배, 10배, 100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과 민주연합이 함께 지지를 호소, 지역구와 비례를 모두 선택해 달라는 게 바로 몰빵론입니다. 민주당은 앞서 총선에서 자력으로 151석을 얻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총선에서 승리해 22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확실히 견제하려면, 민주당이 자력으로 151석을 얻고 범야권끼리 연대해 총 200석을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자력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면, 총 46석이 걸린 비례에서 20석 이상을 획득해야 합니다. 몰빵론은 자력으로 151석을 얻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합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율 30%대 '안정적' 확보…돌풍이 '상수로'
 
문제는 연일 거세지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입니다. 이날 공표한 <쿠키뉴스·한길리서치>의 '비례대표 정당 투표의향'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미래 33.6%, 조국혁신당 29.8%, 더불어민주연합 17.9%, 개혁신당 4.1%, 새로운미래 2.0%, 녹색정의당 1.7%, 기타 정당 3.3% 등으로 조사됐습니다.(16~18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미지=뉴스토마토)
 
같은 날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결과에선 국민의미래 35.3%, 조국혁신당 30.2%, 더불어민주연합 19.2%, 개혁신당 4.4%, 새로운미래 3.3%, 녹색정의당 1.7% 등으로 집계됐습니다.(16~18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앞서 지난 19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결과에선 국민의미래 31.7%, 조국혁신당 29.4%, 더불어민주연합 18.0%, 개혁신당 5.5%, 새로운미래 4.2%, 녹색정의당 2.9%였습니다.(16~17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의 높은 지지율을 처음엔 '돌풍' 정도로 여겼지만, 이제는 '상수'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연합은 조국신당에 밀려 지지율이 고전 중인데요. 민주당 내부에선 범야권을 지지하는 민심이 조국혁신당으로 쏠릴 경우 민주연합이 표를 잃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합니다. 민주당이 부랴부랴 민주연합과 함께 선대위 회의를 개최한 건 몰빵론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민비조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짙습니다.

이재명 "비례정당은 민주연합"…백승아 "아군이고 '몰빵'"
 
이 대표로선 공천 파동을 수습하고 민주당 열세 구도를 겨우 우세 국면으로 바꿨는데, 민주연합 지지율을 넘어선 조국혁신당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자칫 '비명횡사'(비이재명계 공천 탈락) 논란 등 공천 파동으로 리더십이 손상된 상황에서 지민비조 우려를 타개하지 못하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전면적으로 연대하자니 조국 대표의 존재가 부담입니다. 조 대표는 문재인정부에서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조 대표가 조국혁신당 선전을 발판 삼아 친문(친문재인)의 지지와 반윤(반윤석열) 세력의 지원을 받는다면 이 대표를 가장 위협할 대권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대표도 일단은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는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강원·경기를 도는 격전지 유세에선 비례정당을 띄우고자 백승아 민주연합 공동대표와 동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많이 착각하시는데 민주당 비례정당은 민주연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 대표도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아군이고, '몰빵'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전날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유튜브에서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을 한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전 국정원장)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칫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을 지원한다는 뉘앙스를 풍겨 실제 투표 때 지민비조가 현실화될까 내부 경계령을 발동한 걸로 보입니다. 
 
최병호, 인천=신태현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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