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청년·여성' 외면…여의도 철옹성 '50대 남성'
거대 양당, 평균 연령 58.3세·56.5세 '늙은 공천'
청년·여성 후보 턱없이 낮아…세대교체 '생색내기'
2024-03-05 17:26:56 2024-03-05 19:11:3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제22대 국회도 이변 없이 '50대 남성'의 기득권이 위세를 떨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역대 총선 때마다 되풀이된 현상인데요. 각 당의 지역구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역시 여야의 공천자들이 50대 남성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야는 모두 '혁신'을 내세우며 청년·여성 등에 대한 파격적 등용을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외면한 셈인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 모두 '현역 불패'가 이어지면서 청년·여성 등 정치 신인의 입문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이른바 '늙은 공천'이 지속되면서 여야의 '세대교체'는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힘, 여성 25명·20대 0명…민주, 여성 31명·20대 1명
 
국민의힘·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5일 현재 전국 254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은 206곳, 민주당은 173곳에 대한 후보를 확정했습니다. 공천이 확정된 양당 후보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50대 이상 남성이었는데요. 평균 연령은 국민의힘 58.3세, 민주당 56.5세로 양당 모두 50대 후반이었습니다. 이는 역대 2위의 고령 국회였던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평균 54.9세를 웃도는 수치인데요. '늙은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반면 여야가 청년, 여성 등에 대한 파격적 등용을 공언했던 '세대교체'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여야의 공천 확정 후보자들을 살펴보면 청년·여성의 비율은 턱없이 낮았는데요. 과거 선거마다 되풀이됐던 '생색내기 청년·여성 공천'은 이번 선거에서도 반복됐습니다.
 
실제 국민의힘의 확정된 지역구 후보자들을 살펴보면 여성은 25명에 불과했습니다. 청년 후보의 경우에도 20대는 아예 없고, 30대만 장예찬(36·부산 수영) 전 청년 최고위원, 조지연(37·경북 경산)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7명이었습니다. 
 
민주당 역시 여성 후보는 31명에 불과했습니다. 청년 후보도 20대는 우서영(28·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남도당 대변인 1명이며, 30대는 김용만(38·경기 하남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의 공동대표인 백승아(39) 전 교사 등 5명에 그칩니다. 
 
20·30대 투표자 28.7%인데…현실은 '바늘구멍 뚫기'
 
국민의힘은 경선에서 청년과 여성에게 10~20%의 가산점을 줬지만, 사실상 현역 프리미엄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가인데요. 공천 과정에서 청년·여성 후보가 적다는 지적에 국민추천제와 비례대표 등을 통해 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점차 물러나는 모양새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국민추천제에서 전부 청년, 여성으로 채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얼마만큼 능력 있는 분이 추천될지 알 수 없는데, 어느 지역을 무조건 청년, 여성으로 하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도 지역구에서 청년·여성 후보에게 중복 없이 25%의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큰 이변은 없었는데요. 당헌 제8조에서 '지역구 30% 여성 공천'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건 이번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공천 지역에 여성·청년 후보들을 우선 배치하겠다는 약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청년, 여성 등 정치 신인의 등용문이 더 좁아져 '늙은 공천'이 됐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선 20·30대의 투표자 수는 전체의 28.7%를 차지하는데요. 지난 21대 총선 연령대별 투표율 통계를 보면 20대는 58.7% 30대는 57.1%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청년 표심을 두드릴 수 있는 정치 신인의 '혁신'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각 당이 정당의 고유한 역할인 인재 양성에 소홀히 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존 인물들 중심으로 돌려막기 하고 새 인물 발굴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청년 등 정치 신인들이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서울 영등포구갑에 출마한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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