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향자 "용인갑, 세계 반도체 메카 견인"…대한민국 '퍼스트 무버' 시동
"과학기술 정책, 국가 운영 중심에 둬야"
"정치 엔지니어로서 향후 30년 역할 할 것"
2024-02-16 06:00:00 2024-02-16 09:00:21
'학력·성별·출신'의 유리천장을 깬 고졸 신화의 주인공.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입니다. 그는 삼성그룹 역사상 첫 상고 출신 임원을 지낸 입지전적인 정치인입니다. 제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바람에 밀려 낙선했지만, 21대 총선 때 광주 서구을에 당선되면서 '광주의 딸'이라는 애칭도 얻었습니다. 정치권의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는 양 의원은 국내 정치 1호인 블록체인 기반의 '한국의희망'을 창당했습니다.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인 양 의원은 최근 총선 전 정계 구도 변화를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합당을 선언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의 물꼬를 텄습니다. 경기 용인갑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제3지대 인사 중 처음으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용인에는 양 의원이 지난 1985년 여상 졸업 전 18살에 입사한 삼성 반도체 통신 주식회사가 있습니다. 'K반도체벨트' 전략을 최초로 설계한 그는 "용인에서 꿈을 키운 양향자가 용인의 꿈을 키우겠다"며 "용인갑이 세계 반도체 메카를 이끌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선 자신감을 내비친 양 의원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K-칩스법'(반도체특별법) 시즌2를 곧바로 발의,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K-칩스법' 시즌 2는 △특화단지 인프라 국가 직접 조성 △특화단지 조성·운영 지원 확대 △특화단지 인프라 관할 지자체 교부금 우선 배분 △특화단지 용적률 향상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시설투자 세액공제 2030년까지 연장 △중고 장비 투자세액공제 포함 △전략기술보유자의 기밀보호조치 강화 등 첨단산업 특화단지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양 의원은 개혁신당 1호 강령에도 '과학기술 첨단산업 정책'을 넣자고 제안했습니다. 총선 이후에는 "개혁신당 대표에 도전해 대한민국을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는데요. '산업'과 '정치' 개혁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양 의원을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향후 계획과 구상 등을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선 전리품으로 전락한 정당…혁신 모델 필요했다"
 
-설 연휴 기간 '제3지대 빅텐트'가 성사됐습니다. 개혁신당의 빅텐트가 한국 정치사에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은 극심한 사회 분열과 이념 갈등,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으로 만연합니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 전리품으로 전락한 정당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각 당이 끼리끼리 나눠 먹는 전리품 정치에 매몰됐습니다. 민의는 반영하지 않고, 양극단의 정쟁만 하면서 고쳐 쓸 수 없는 정치가 돼 버렸습니다. 양당의 구조적 폐해를 종식시키기 위한 세력 규합이 태동한 것입니다. 
 
-거대 양당과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첫 작품은 '위성 정당은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한국의희망'을 창당하면서 정치공학적 이합집산, 합종연횡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들이 함께해 주시고, 그 진정성에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이준석 대표가 함께하자고 왔는데, 사실 그 당시 굉장히 경계했습니다. 다만 4시간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느끼고 감동했는데요. 그 4시간이 30분으로 느껴졌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해 정치 혁신, 인재 양성, 저출산, 교육 문제까지 폭넓게 토론하면서 교집합을 찾았습니다. 
 
-개혁신당의 노선과 이념은 '중도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까.
 
더 이상 좌우와 보수, 진보, 중도라는 말조차 쓰지 말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과거와 결별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폐해 중 하나가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양 진영이 결집하고 제3지대 공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민의 집단 지성으로 인해 양극단 형태로 나타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국민들도 이번 총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할 것입니다. 양쪽으로 치우치면 결국 위험해지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입니다.
 
"당 강령 맨 앞에 '과학기술'…100년 준비하자"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거대 양당의 균열을 통한 '선도 국가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입니까.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국가,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과학기술 정책을 국가 운영의 중심에 둬야 합니다. 때문에 국가 운영의 중심에 과학기술 정책을 놓고 정당 운영의 중심인 강령의 맨 앞에 과학기술 첨단 산업 정책을 넣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거대 양당의 갈등과 이전투구로 낭비되는 예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표심의 유불리 때문에 말하지 못했던 개혁 어젠다들을 꺼내서 미래 30년, 50년, 100년 경제를 보고 지금 개혁해 내야 합니다.
 
-용인갑에 도전한 것도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한 선택이었습니까. 
 
용인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적 반도체 수도가 돼야 합니다. 세계의 반도체 수도, 용인을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과 청년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용인의 성공이 대한민국 전체의 첨단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을 견인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8살 졸업하기도 전에 갔던 용인갑에 나가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제대로 성공해야 한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용인갑의 민심은 어떠한가요. 22대 국회에서 양향자가 그릴 '용인갑의 청사진'도 궁금합니다. 
 
당 색인 주황색 옷을 입고 가면 모두가 알아보십니다. 시장 상인분들께서도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수도권은 K-벨트, 전국은 첨단 산업 클러스터 벨트로 총선 전략을 세웠습니다. 또 지역에서 교통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큽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사회간접자본(SOC) 고속도로 등은 따라올 사안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22대 국회 입성 즉시 'K-칩스법' 시즌2 돌입"
 
-전 세계가 반도체 패권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외교 노선은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노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1등입니다. 미국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이 전략적으로 필요한 국가라는 인식이 있으면 대한민국은 자유롭습니다. 글로벌 벨류체인(가치사슬)에서 기술력으로 위상을 떨치면 됩니다. 중간 지대에서 이념과 당파를 초월해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 클러스터 완성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현재 'K-칩스법' 시즌2 입법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국회 본회의가 오는 29일에 열리는데, 그날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러나 22대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K칩스법 시즌2는 처리해야 합니다. 미래차 3법이나 반도체 특별법, 인공지능(AI) 특별법 들을 위주로 발의했는데요.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해야 할 일은 거침없이 할 것입니다. 
 
-개혁신당 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큽니다. 어떤 목표가 있습니까. 
 
대한민국이야말로 'K-네옴시티'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개혁신당이 실행에 옮길 것입니다. 그중 하나가 최근 발표했던 수포자(수학포기자) 방지 법안입니다. 수학을 포기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습니다. 
 
"용인갑 양향자밖에 없다…개혁신당 돌풍 기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당선은 100% 확신하십니까. 
 
만약 제가 당선이 안된다면 과학기술 선도국가도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도 국민들이 다 아시지 않을까요?
 
-개혁신당 내부에서 총선 목표치로 '최소 30~ 최대 50석' 이야기가 나옵니다. 의석수 확보는 몇석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의석수 확보에 대해 예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국민들께서 의석을 주시는 것이죠. 물론 최대한 노력해서 유권자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드리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희망사항이 있다면 '1대 1 대 1'의 의석 수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많은 분들이 영입 인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깜짝 인사 발표가 있을까요.
 
수도권 K-벨트 전략을 위한 인사들이 계십니다. 기업에서 일하셨던 분들도 계시고 여러 곳에서 오실 것입니다. 용인과 화성, 평택, 아산, 수원, 판교 등을 중심으로 역량 있는 후보들이 배치되면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요.
 
-정치권에 입성한 지 8년이 지났습니다. 유리천장을 깬 고졸 신화 양향자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갈 수 있는 끝이 어디인가'와 '하고자 하는 업이 무엇인가'입니다. 기술 엔지니어로서 30년이 지났고, 정치 엔지니어로서 향후 30년간 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정당이 제대로 된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부정부패가 없는 투명한 정당을 구축할 것입니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박진아·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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