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사, 감사보고서마저 '적신호'
건설경기 악화에…오남건설 등 의견거절
미회수 자금·과도한 채권·채무액도 발목
2024-01-29 16:15:00 2024-01-29 17:15:4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비상장 중소 건설사들이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는 등 존속능력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주요사항 보고서 미제출로 기초재무제표에 대한 검토범위가 제한된 가운데 장기 미회수 자금, 채무잔액 증가 등으로 신인도 훼손이 불가피한 까닭입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오남건설은 최근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 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습니다. 재무제표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작성된다는 점에서 우발채무 등에 대한 불확실성과 존속여부에 대한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 것입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 백아란 기자)
 
실제 오남건설은 작년 9월말로 종료되는 회계연도 영업손실이 52억9100만원에 달했으며 당기순손실은 62억9100만원으로 나왔습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유동자산 대비 30억500만원 초과했습니다. 유동성 위기로 인해 오남건설은 대구지방법원의 재산보전처분결정도 받은 상태입니다.
 
문제는 건설업 위기가 오남건설 한 곳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29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종합·전문공사업 변경·정정·철회 포함)는 총 36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폐업신고건수는 작년 동기(281건)와 비교해 28.1% 증가한 수준입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 악성 미분양 증가까지 건설업계를 둘러싼 하방압력이 거세진 결과입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까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불거지자 규모가 더 작은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된 실정입니다.
 
중소 건설사에 대한 우려는 회계상으로도 나타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핵심이 되는 감사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의견 △의견거절로 구분되는데, 내부 자금거래 등이 강조(특기)사항으로 명시됐기 때문입니다.
 
무성종합건설의 경우 기초 재고자산 실사 미수행 등 감사범위가 제한되며 한정의견을 받았고 건설·부동산임대업, 건설용 쇄석 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광산관광개발과 삼보산업은 각각 장기 미회수 자금과 채권·채무액이 강조사항으로 지적됐습니다.
 
당장은 감사의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불확실 요인으로 지목받은 것입니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경우 상폐가 되는 상장사와 달리 별다른 제재는 없다”면서도 “(불성실공시기업이나 비적정의견이 나올 경우) 공공기관 입찰 참여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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