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회장, 기조는 ‘외부 출신’…최중경 '주목'
MB정부 출신 '경제통'…'관치' 논란 불가피
2024-01-23 16:58:39 2024-01-23 17:41:4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정부 기류는 ‘외부 출신’으로 모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포스코와 함께 소유분산기업인 KT도 진통 끝에 외부출신 인사를 새 수장으로 앉혔습니다. 내부 출신이 계속해서 회장 직을 이어갈 경우 외부 변화에 둔감한 데다, 무엇보다 기득권 카르텔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반면 민영화된 기업 인사권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관치'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23일 여권 및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 차기 회장을 두고 다툴 외부 후보자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전 장관의 경우 앞서 KT 회장에도 도전한 바 있습니다. 포스코 내부 출신들도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외부 출신 선호 기조가 강해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는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곤 역대 회장들 모두 내부 출신이 맡아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서울대 공대 출신이 돋보였습니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이들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인물은 최중경 전 장관입니다. 윤석열정부 인적 구성이 사실상 ‘MB(이명박정부) 시즌2’로 비치는 상황에서, MB정부 출신인 최 전 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는 관측입니다. 최 전 장관은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는 등 핵심 실세로 군림했습니다. 재무부와 재정경제원(기획재정부 전신)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통'으로도 불립니다. 이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거쳐 2021년 한미협회 회장에 선임돼 활동 중입니다.
 
앞서 최 전 장관은 외부기관 평판 조회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 특성상 정권과 우호적 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며 "최 전 장관의 경우 재무통이라는 점에서 포스코가 비철강 등 새로운 사업 도모에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최 전 장관은 원칙주의자이자 실물경제에 밝은 인물"이라며 "MB 정부 출신 관료 상당수가 윤석열정부의 핵심들로 채워진 만큼 용산에서도 선호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했습니다. 다만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관치' 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와 함께 호화출장 논란으로 포스코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더해졌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경찰은 이날 오후 포스코 호화출장 의혹 관련해 추가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두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출하는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마음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말라'는 정권 차원의 경고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앞서 KT 역시 구현모 대표 체제를 이어가려다 제동이 걸리면서 심각한 홍역을 앓은 바 있습니다. 최정우 현 포스코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번번히 배제되는 등 정부 눈 밖에 난 처지입니다. 
 
'CEO후보추천자문단'의 역할도 커졌습니다. 자문단은 산업계, 법조계, 학계 등 분야별 전문 인사 5명으로 구성됐는데요. 차기 회장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말 처음 도입됐습니다. 자문단에서 1차로 평가하고 후추위는 자문단의 평가 결과를 반영해 오는 24일 '숏리스트'를 결정합니다. 이어 이번 달 말까지 심층 면접 대상자인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파이널 리스트에는 5명가량의 후보가 오를 예정이며, 이때 후보 명단이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포스코 사옥.(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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