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중도·무당층…수도권 격전지 '승부처'
10명 중 3명 "여도 야도 싫다"…대혼전 30여곳 판세 가른다
여야, 정책 대결 본격화…'중도·무당층, 수도권' 표심 잡기 사활
2024-01-19 16:58:50 2024-01-19 19:17:0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전 국민의 약 30%에 달하는 '중도·무당층' 표심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결로 평가받은 지난 대선의 연장전인 만큼,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무당층'이 총선 승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특히 이들의 표심은 수도권 격전지 30여곳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때문에 여야 모두 중도·무당층의 표심 공략을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며 '중원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거대 양당 위협하는 '중도·무당층'심판자 땐 위력
 
중도층과 무당층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개념적으로 접근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주관적인 이념 성향인 '중도'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서로 다른 개념인데요. 표심의 유동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들은 강력한 '스윙보터(부동층)'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치에 대한 실망이나 무관심이 커질수록 부동층은 증가합니다.
 
중도·무당층은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아닌 정책 등에 따라 투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들이 기존 정당을 비토하는 '심판자 역할'을 할 경우 중도·무당층의 위력은 한층 커집니다. '캐스팅보트'인 중도·무당층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여야의 운명이 결정되는 셈입니다. 
 
19일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6%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직전 조사와 변동이 없는 국민의힘(36%),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떨어진 민주당(33%)과는 상반된 모습인데요. 특히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지지가 26%, 민주당 지지가 32%인 반면,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다는 유권자는 35%에 달했습니다.  
 
중도·무당층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 주도의 극단 정치에 등 돌리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인데요. 양당 지지율은 굵직한 정치 이슈가 발생하면 5%포인트 안팎 오르고 내리지만, 무당층 비율은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84일 앞둔 지난 17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p이내 격전지 '변수'…여야 "중원을 잡아라"
 
때문에 여야 모두 중도·무당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특히 이들이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여야는 선거를 앞두고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여야 모두 '저출생' 대책 공약을 내걸고 정책 대결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1호 공약으로 '아빠 휴가 1개월(유급) 의무화' 등을 담은 일·가족 모두 행복 정책을 내놨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아이가 둘이면 '24평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 등을 담은 저출산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중도·무당층의 표심이 '수도권 초접전지'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1대 총선에서 전국 253개 지역구 중 3%포인트 내 격차로 당락이 결정된 지역은 24곳입니다. 이 중 수도권에 초박빙 지역구가 집중됐는데요. 서울 용산·광진을, 경기 평택갑·평택을·성남분당갑·성남분당을·남양주병, 인천 동미추홀을·중구강화옹진·연수을 등 10곳이 해당됩니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여야의 수도권 격전지는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3%포인트 미만으로 당락이 결정된 10곳을 포함해 30여곳 이상으로 예측되는데요. 서울에서는 광진을, 강북갑, 도봉을, 강서을 등이, 인천에서는 남동을, 부평갑, 중강화옹진, 연수을 등이, 경기에서는 평택갑을, 김포갑을, 고양갑병정, 성남중원 등이 격전지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중도·무당층의 표심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이들의 표심을 잡는 게 총선 승리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선 때까지 여야 모두 집결 지지층을 제외한 중도·무당층 표심을 잡을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중도층 표심 공략이 중요 변수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포용하기 위한 메시지, 정책 공약 등을 쏟아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회의에서 저출생 대책 공약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